알바노조 이가현(24, 왼쪽), 박정하(21) 조합원이 3일 낮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어투를 풍자하며서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2016년도 최저임금 논의 진통
노동계 8200원 vs 경영계 5645원
경영계 30원 이어 35원 추가 인상안 내놓자
양대노총, 불성실 태도 지적하며 집단 퇴장
노동계 8200원 vs 경영계 5645원
경영계 30원 이어 35원 추가 인상안 내놓자
양대노총, 불성실 태도 지적하며 집단 퇴장
내년치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논의가 8일 새벽에 접어들어서도 난산을 거듭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7일 오후 3시30분부터 11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치 최저 시급과 월급을 결정하기 위한 회의를 거듭했으나 7일 오후 6시께 노사가 2차 수정안을 제시한 뒤 8일 오전 1시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을 이뤄내지 못 했다. 애초 시급 1만원을 요구한 노동계는 이전 회의 때 8400원을 1차 수정안으로 제시한 뒤 7일 8200원을 2차 수정안으로 내놨다.
8년째 동결 주장을 내놓은 사용자들은 1차 수정안 때 30원을 인상한 5610원을 제시한 데 이어 이날도 35원을 추가로 올린 5645원을 2차 수정안으로 내놨다. 이에 격분한 노동계 위원들이 사용자 위원들의 불성실한 협상 태도를 지적하며 집단 퇴장하면서 최저임금 논의가 파행 분위기로 흘렀다. 이정식 한국노총 사무처장(노동계 위원) 등은 “최저임금이 무슨 껌값도 아니고 겨우 35원 올리겠다는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창근 민주노총 정책실장도 “이런 불성실한 협상 태도로는 더 이상 논의를 지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8시30분께 다시 회의가 속개됐으나 그 뒤 5시간이 지나도록 양쪽 제시안 사이의 차이인 2555원의 간격은 좁혀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애초 8일 새벽까지 내년치 최저임금 시급과 월급을 정하려던 위원회의 목표는 난기류에 휩싸인 분위기다.
이날 회의에선 시작부터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사용자 위원인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이동응 전무는 “노동계가 기대하는 바는 높겠지만 중소영세사업장 등의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수준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낮지 않은 수준이고 최저임금이 급격히 올라가면 고용률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노동계 위원인 이병균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지난 회의에서 사용자 쪽은 30원 인상안을 제시했는데 오늘은 전향적 수정안을 내놓을 것이라 기대한다. 최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안을 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종인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최저임금 인상만이 내수활성화를 통한 경제활성화를 이룰 수 있는 길이다. 많은 저임금 노동자들이 오늘 이 자리를 주목하고 있다. 이 노동자들의 바람을 저버리지 않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며 사용자 쪽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주문했다.
이날 회의 시작에 앞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회의장을 찾아 박준성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과 면담을 한 데 이어 위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라고 압박했다. 심 의원은 박 위원장과의 면담 때 “경제를 살리는 내수 진작을 위해서 최저임금상승을 대폭 올려야 한다는 최경환 부총리와 새누리당의 입장발표에 부합하는 최저임금이 인상되어야 한다”며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의 흐름에 부응하라”고 요구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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