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가운데)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영등포구 한국노총에서 열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성원 보고를 한 뒤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한국노총 앞으로의 행보 어떻게?
한국노총은 26일 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 복귀를 선언하면서도 ‘즉시 복귀’가 아니라 복귀 시기와 방식의 결정권을 김동만 위원장한테 위임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노사정위 복귀의 전제조건으로 취업규칙과 일반해고 요건 완화에 관한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해왔다. 때문에 이와 관련한 정부의 명시적인 답변이 없는 한 김 위원장이 노사정위 조기 복귀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한국노총의 중앙집행위원회(중집) 결과에 대해 강훈중 대변인은 “오늘 김 위원장에게 위임된 것은 복귀 시기와 방법이다. 한국노총이 당장 노사정위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취업규칙 및 일반해고 요건과 관련해) 정부가 전향적 입장을 내놓는 게 가장 깔끔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한국노총이 6월에 모든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투쟁 찬반투표를 독려하고 7월에는 천막농성을 진행한 마당에 오늘 위원장이 두 가지는 절대 받을 수 없다고 확인하지 않았느냐”고 강조했다. 정부가 취업규칙과 일반해고 요건 완화 가이드라인 강행 방침을 철회 또는 장기과제로 미뤄두는 등의 방식으로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복귀 명분을 제공하라는 메시지다.
한국노총의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8월19일 시작된 노사정위 노동시장구조개선특위 활동 기간은 1년이고, 특위 본회의에서 1년 더 연장할 수 있다”며 “다음달 18일이면 그 1년이 다가오는데, 정부가 전향적 태도를 내놓지 않으면 다음달 18일로 특위 활동 기간이 끝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찬반투표·천막농성 투쟁 부른 요인
근본 변화 없인 복귀에 걸림돌
복귀 하더라도 대타협 쉽지않아
산별조직 등 내부 반발 불보듯 사실 한국노총의 이날 중집 결정은, 명분없는 노사정위 복귀에 반대하는 내부 반발과 한국노총의 저항을 ‘정규직 이기주의’로 몰아붙이는 정부·여당 사이에서 취한 타협책이다. 이런 사정 탓에 한국노총이 노사정위 논의 테이블에 복귀하더라도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요건과 일반해고 요건을 완화하려는 정부 방침이 포함된 대타협 문서엔 도장을 찍기 힘든 처지다. 노사정위에서 한국노총이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편안을 추인하는 모양새가 되면, 산하 조합의 탈퇴 등 조직이 크게 흔들릴 위험이 있다. 김동만 위원장이 “무슨 일이 있어도 두 가지는 받을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거듭 밝혔고, 금속·화학·공공 등 적지 않은 조합원을 거느린 산별 조직이 노사정위 복귀에 반대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노사정위를 통한 사회적 타협 방식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한국노총의 마지막 동의를 끌어내려면 두 가지 요건 추진을 미룰 수도 있다. 이땐 정부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비정규직 종합대책이 최대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기간제 노동자와 파견 노동자의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파견허용 업종을 대폭 확대하려는 게 정부의 정책 방향이다. 숙련 비정규직 노동을 값싸게 얻으려는 재계가 환영하는 반면, 노동계는 불안정·저임금 노동을 크게 확대하게 되리라며 ‘절대 받을 수 없다’는 태도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한국노총이 노사정위에 들어가 노동시장 구조개편 논의에서 무엇을 확보할지가 뚜렷하지 않은 게 문제”라며 “한국노총은 노사정위원회에 모든 걸 맡기지 말고 지금의 대화와 현장 조직력을 동원해 의제를 유지·확장시켜 나가야 한다”고 짚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근본 변화 없인 복귀에 걸림돌
복귀 하더라도 대타협 쉽지않아
산별조직 등 내부 반발 불보듯 사실 한국노총의 이날 중집 결정은, 명분없는 노사정위 복귀에 반대하는 내부 반발과 한국노총의 저항을 ‘정규직 이기주의’로 몰아붙이는 정부·여당 사이에서 취한 타협책이다. 이런 사정 탓에 한국노총이 노사정위 논의 테이블에 복귀하더라도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요건과 일반해고 요건을 완화하려는 정부 방침이 포함된 대타협 문서엔 도장을 찍기 힘든 처지다. 노사정위에서 한국노총이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편안을 추인하는 모양새가 되면, 산하 조합의 탈퇴 등 조직이 크게 흔들릴 위험이 있다. 김동만 위원장이 “무슨 일이 있어도 두 가지는 받을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거듭 밝혔고, 금속·화학·공공 등 적지 않은 조합원을 거느린 산별 조직이 노사정위 복귀에 반대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노사정위를 통한 사회적 타협 방식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한국노총의 마지막 동의를 끌어내려면 두 가지 요건 추진을 미룰 수도 있다. 이땐 정부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비정규직 종합대책이 최대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기간제 노동자와 파견 노동자의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파견허용 업종을 대폭 확대하려는 게 정부의 정책 방향이다. 숙련 비정규직 노동을 값싸게 얻으려는 재계가 환영하는 반면, 노동계는 불안정·저임금 노동을 크게 확대하게 되리라며 ‘절대 받을 수 없다’는 태도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한국노총이 노사정위에 들어가 노동시장 구조개편 논의에서 무엇을 확보할지가 뚜렷하지 않은 게 문제”라며 “한국노총은 노사정위원회에 모든 걸 맡기지 말고 지금의 대화와 현장 조직력을 동원해 의제를 유지·확장시켜 나가야 한다”고 짚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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