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중공업 노조가 선거를 통해 현 집행부를 잇는 ‘강성 집행부’를 다시 꾸리게 됐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8일 제21대 임원선거를 벌여 백형록(55·조선 의장2부)씨를 새 위원장으로 선출했다고 29일 밝혔다. 새 위원장 임기는 오는 12월1일부터 2년간이다.
백 위원장은 ‘온건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서필우(54) 후보와의 맞대결에서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의 61.4%(9597명)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그는 현 집행부와 같은 ‘대등한 노사관계’ ‘힘 있는 민주노조’를 주요 구호로 내걸어 ‘강성’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선거 결과에 대해 “조합원들이 민주적인 노동조합 존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해줬다. 회사 쪽이 직간접적으로 선거에 개입해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조합원들은 흔들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현재 중단돼 있는 회사 쪽과의 올해 임금교섭부터 마무리지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또 회사 쪽이 진행하고 있는 건설장비사업부의 전환배치 문제도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다. 지난 13일 38차까지 진행된 임금교섭은 회사 쪽의 기본급 동결 방침 때문에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한 상황이다.
그는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조합원들과 함께 힘차게 달려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임금삭감 없는 정년 60살 △조합원 전환배치 및 고용 관련 단체협약의 ‘협의’ 문구를 ‘합의’로 변경 △사내협력사 노동법 위반 삼진아웃제 도입 △정규직과 비정규직 성과급 동일 지급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1983년 11월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노조 대의원과 소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민주노조 복원’ 운동에 힘쓰다 구속, 해고, 노조임원 후보자격 박탈 등을 겪기도 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