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노동연구소 주최 토론회서
‘제3의 산별노조 운동’ 제안 나와
보건의료·금속노조 “큰사업장 설득”
‘제3의 산별노조 운동’ 제안 나와
보건의료·금속노조 “큰사업장 설득”
비정규직 확산,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체된 산별교섭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건의료노조와 금속노조 등은 올해 각 산별의 큰 사업장들을 교섭 테이블에 끌어들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방침이어서, 2000년대 초반 산별노조 건설 운동과 2011년 제2 산별노조 운동에 이어 ‘제3의 산별노조’ 운동이 시작될 조짐이다.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전략기획단장은 30일 서울 고려대학교에서 고려대 노동대학원과 노동문제연구소의 공동주최로 열린 ‘한국 산별교섭 어디로 가고 있나’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와 “현재 노조운동의 위기 요인은 임금없는 성장과 노동소득 분배 악화, 비정규직 확산과 이로 인한 노동시장 양극화와 이중구조의 심화”라고 지적했다. 이 단장은 이어 “경제와 복지, 고용이 선순환하는 구조로 가는 동시에 경제민주화를 달성하려면 현행 노사관계를 초기업 단위 교섭구조로 바꿔야 한다”며 “제3의 산별노조 운동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1998년 국내 최초로 기업별 노조에서 산별노조로 전환한 보건의료노조는 2004∼2009년까지 주요 병원 대표자들이 전국 단위의 사용자단체를 꾸려 참여하는 산별교섭을 했으나 이후로는 사용자단체의 해산으로 중앙교섭 대신 개별 병원을 중심으로 한 교섭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 단장은 “올해 병원 사용자들이 다시 사용자단체를 꾸리고 산별교섭에 나서도록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2006년 현대·기아자동차 노조가 산별노조로 전환한 이후에도 산별교섭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는 현대·기아차그룹을 대상으로 별도의 교섭을 요구할 방침이다. 토론회에서 두번째 발제를 맡은 박정미 금속노조 정책실장은 “국내 공장 미래발전에 바탕한 원하청·계열사 동반성장과 총고용 보장 및 공정분배 등을 목표로 4월께 교섭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현대기아차그룹 쪽에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일가의 전체 주식배당금 가운데 20% 이상을 청년고용창출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사회연대기금으로 출연하는 한편, 납품업체와의 공정거래·동반성장을 위해 납품단가 결정 때 원가 및 물가를 연동하고 초과이익공유제를 도입하라고 요구했다. 금속노조는 “현대·기아차를 교섭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조직역량을 쏟아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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