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새 2배로…40대 비중은 줄어
대학 졸업을 유예한 취업준비생 김현수(28·가명)씨는 매일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낮에는 영어학원을 다니고 취업준비 스터디도 할 계획이었지만, 피곤한 탓에 오후에 일어나기 일쑤다.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월 110만원의 임금을 받고 있지만,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워 계속 일하고 있다. 그는 “그나마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6년새 음식업에서 40대 취업자의 비중은 줄어든 반면 15~29살 청년층의 비중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식업에서 일하는 청년층 10명 중 4명은 최저임금도 못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5일 한국노동연구원 정현상 연구원이 펴낸 ‘음식점 및 주점업의 산업특성과 고용구조 변화’ 보고서를 보면, 음식업 취업자 가운데 청년층 비중은 2008년 12.9%에서 2014년 23.5%로 늘어난 반면, 40대 취업자 비중은 35%에서 23.5%로 줄었다. 정 연구원은 “과거 음식점에서 일하는 이들은 40~50대 여성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청년층에 대한 고용흡수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식업 취업자 수는 2014년 기준으로 200만2천명으로 2008년(183만9천명)에 견줘 16만3천명 증가했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임시직 비중이 2008년 28%에서 2014년에는 37.1%로, 9.1%포인트나 늘었다. 같은 기간 동안 상용직은 10%에서 12.2%로 2.2%포인트 늘어나는데 그쳤다. 특히 청년층 취업자의 경우, 5명 중 4명꼴로 임시·일용직이었다. 또 자영업자 중에서는 고용원을 두지 않은 영세한 자영업자 비중이 20.4%에서 14.3%로 감소했다. 보고서는 “최근 경기침체로 영세한 자영업자가 줄었고 커피전문점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중심으로 임시·일용직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음식업 종사자의 월평균 급여는 122만원(2014년 기준)으로 2008년(110만원)보다 12만원가량이 늘었다. 하지만 청년층은 다른 연령대와 달리, 월평균 급여가 줄어드는 추세다. 청년층 취업자의 2008년 월평균 급여는 104만원이었지만, 2014년에는 월 93만원을 받는데 그쳤다. 2014년 기준으로 청년층 취업자의 40.2%는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정 연구원은 “프랜차이즈 가맹점 등 음식업의 외형이 커질수록 질이 좋지 않은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은주 기자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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