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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또 ‘위험 외주화’ 사고…삼성 AS기사, 에어컨 실외기 작업중 추락사

등록 2016-06-24 13:43수정 2016-06-24 15:37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공개한 진남진씨의 찢어진 도시락 가방.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공개한 진남진씨의 찢어진 도시락 가방.
삼성 서비스센터 협력업체 간접고용 노동자
3층 외벽에 설치한 실외기 앵글 무너져 사고
병원 옮겨져 수술 받았으나 장 파열로 사망
“십년 된 PDP(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 파워가 고장 나 내심 수리비용이 많이 나올까 걱정이었습니다. 그리고 혹시 다시 사야 하는 것은 아닐까 했는데요. 기사님의 친절한 설명과 제품 수리에 잘 해결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12월10일 ‘성북센터 진남진 기사님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삼성전자서비스센터 누리집 ‘칭찬합시다' 코너에 올라온 글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설치 기사 진남진씨는 더 이상 이 글을 읽을 수 없다.

23일 오후 3시께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한 빌라 3층 외벽에 설치한 에어컨 실외기 앵글이 무너지면서 현장에서 작업하던 진씨가 추락했다. 팔이 부러지고 머리와 허리를 심하게 다쳤다.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진씨는 오후 9시30분께 숨졌다. 사인은 장 파열로 알려졌다. 진씨는 삼성전자서비스센터와 계약을 맺은 협력업체 소속 간접고용 노동자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관계자는 24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사고 당시 작업자는 1명이었으며, 사고가 난 집 주인으로부터 진씨가 앵글을 밟자마자 추락한 것으로 전해 들었다. 사고 당시 팔이 골절되고 머리와 허리를 크게 다쳤다고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안전장치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설치 공간이 협소한 빌라 등에서 작업할 때 사다리차를 부르기도 하지만 비용도 비용이거니와 길게는 두 시간 정도 든다. 설치 건수에 따라 급여를 받는 진씨가 많은 시간이 드는 사다리차를 비롯한 안전장치를 사용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015년 7월에는 경기도 안산에서 LG전자 AS 기사가 에어컨 실외기 작업 도중 추락해 사망했고, 2014년 8월에는 전북 장수에서 티브로드 케이블 설치기사가 전봇대 작업 도중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24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3년간 열악한 환경을 바꾸기 위해 싸워왔지만, 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동료는 건당 수수료 체계에서 안전장치 하나 걸 시간이 없어 초등학교 5학년 2학년 아들딸을 두고 목숨을 걸고 수리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은 장례식장 안에서 오손도손 놀고 있다. 하늘에서 간접고용 노동자의 피눈물이 내린다”며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 19세 청년노동자 김군의 산재현장에 놓였던 꽃들이 채 시들지도 않았는데, 우리는 또 다른 국화를 준비해야 한다. 강도 높은 실적관리 속에 안전장비 하나 없이 일했던 그의 차에는 찢어진 도시락 가방만 남았다"고 밝혔다.

라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진씨는 비조합원이지만, 노조는 공익과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일하는 곳이지 조합원만을 위한 곳이 아니다”라며 “이 사건도 진씨와 같이 성북센터에서 일하는 조합원의 제보로 알려졌다. 잘 드러나지 않을 뿐 간접고용 노동자의 산업재해는 심각하다”고 밝혔다.

조승현 기자 shcho@hani.co.kr


[디스팩트 시즌3#8_세월호 잠수사 "이주영 장관 의형제 맺자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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