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9살 취준생 54% ‘공시족’
중기 비정규직 40% 2년내 ‘퇴사’
중기 비정규직 40% 2년내 ‘퇴사’
대학졸업자 10명 중 1명만이 대기업 정규직으로 첫 취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 직장생활을 이어가지만,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경우 2년 이내 30% 이상이 퇴사했다.
3일 한국고용정보원의 ‘대졸청년층의 첫 직장 진입 및 이탈 현황 분석’ 보고서를 보면, 2014년 대졸 청년층의 72.1%가 평균 4.05개월만에 첫 직장에 취업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의 첫 월급은 평균 188만6천원이었다. 2012년 8월과 2013년 2월에 대학을 졸업한 1만8천명(20∼34세)의 직업이동경로를 조사한 결과다.
고용형태를 보면,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의 대기업 정규직에 취업한 사람은 10.4%에 그쳤다. 중소기업 정규직이 34.3%로 가장 많았고, 중소기업 비정규직(21.2%), 대기업 비정규직(6.1%)이 뒤를 이었다.
첫 직장 퇴사율은 중소기업이 월등히 높았다. 대기업 정규직의 퇴사율(2년 이내)은 12.3%였지만, 중소기업 정규직은 27.9%, 대기업 비정규직은 29.3%였다. 특히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퇴사율은 40.8%에 이르렀다. 퇴사 이유도 고용형태별로 달랐다. 정규직은 “보다 나은 직장으로 이직하려고”라고 주로 답한 반면 비정규직은 “계약기간이 끝나서”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대졸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노동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불안정한 고용 구조 탓에 대졸 청년층은 ‘공시족’(공무원시험준비생)으로 몰리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또다른 보고서 ‘청년층 취업준비자 현황과 특성’ 보고서를 보면, 2013년 대졸 청년층 3만1364명(20~29살)을 조사해보니 공무원시험이나 임용고시 등을 준비하거나 그런 경험이 있는 경우가 51.2%나 됐다. 이들은 대학 때부터 시험을 준비해 아예 취업하지 않거나 첫 직장에 취업했더라도 2년 이내에 퇴사한 상태였다. 보고서는 “근로조건이 더 나은 일자리, 장래성 있는 일자리를 위해 청년층이 취업준비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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