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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유통상인연합회 “최저임금 만원 찬성” 세로드립 성명

등록 2016-07-12 16:51수정 2016-07-12 17:08

세로로 읽으면 ‘재벌 개혁하면 최저임금 만원 가능하다’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 8차 협상을 앞둔 지난 4일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 위원들이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만원으로 인상할 것으로 촉구하고 있다.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 8차 협상을 앞둔 지난 4일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 위원들이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만원으로 인상할 것으로 촉구하고 있다.

내년 치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논의에서 사용자 쪽이 계속 동결을 주장하는 가운데 전국의 유통상인 1000여명이 가입한 전국유통상인연합회가 12일 최저임금 1만원 인상에 찬성하는 성명을 최저임금위원회 앞으로 냈다. 해당 성명서는 각 문장의 첫 글자만 따서 읽으면 ‘재벌개혁하면 최저임금 만원 가능하다’로 읽히는 이른바 ‘세로 드립’ 형태로 쓰였다.

연합회가 이날 최저임금위원회 전원위원회를 향해 낸 성명 제목은 ‘최저임금 만원은 죄가 없다’이다. 성명은 “재벌이 중소상인 자영업자 걱정 때문에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단다./벌 받아요.…/개돼지 같은 민중이라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되나요/혁명하라고 부추기는 재벌왕국입니다./하면 되지요.…면면히 따져보면 재벌이 문제지, 개돼지가 무슨 잘못입니까”라며 세로 드립을 날린다.

이어 “최저임금 일만원 되면 노동자도 상인들도 함께 살맛나지 않을까요/저임금 비정규직 주머니가 비었는데 어떻게 소비가 늘어나겠습니까”라고 일갈한다. 연합회는 “제12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 보낸다”로 맺어 이 성명서의 목적지가 어디인지를 명확하게 밝혔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는 2008년 대기업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 전국의 식자재 유통업자, 동네 마트 주인, 의류점 주인 등이 뭉쳐 만든 단체로 현재 회원은 1000여명가량이다.

연합회의 김동규 대외협력국장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최저임금이 1만원이더라도 재벌들의 갑질만 잘 막으면 전국의 유통상인들이 잘살 수 있다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 성명을 냈다”며 “회원 가운데 일부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반대하지만, 소상인들도 노동단체 등과 연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성명 전문

최저임금 만원은 죄가 없다

벌이 중소상인 자영업자 걱정 때문에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단다.

받아요. 그런 말 하면 큰 벌 받아요. 고양이가 쥐 생각하는 꼴이지요.

돼지 같은 민중이라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되나요

명하라고 부추기는 재벌왕국입니다.

면 되지요. 최저임금 일 만원. 못할 이유 무엇입니까

면히 따져보면 재벌이 문제지, 개돼지가 무슨 잘못입니까

저임금 일만원 되면 노동자도 상인들도 함께 살맛나지 않을까요.

임금 비정규직 주머니가 비었는데 어떻게 소비가 늘어나겠습니까

금님 임금님 최저임금님 오르소서 오르소서

방이라도 만원 되셔서 온 세상에 나오소서.

원으로 인상되면 무엇할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없이 가족들과 외식하고 싶다 하더이다.

장 하자 바로 지금. 최저임금 일만원.

사꾼도 찬성한다. 최저임금 일만원.

장 아름다운 임금. 최저임금 일만원.

력껏 일하면 누구나 행복할 수 세상.

면 된다 하면 된다. 최저임금 일만원.

같이 행복해야 살맛나는 세상이지.

“최저임금 만원은 죄가 없다.”

2016년 7월 12일

제12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 보낸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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