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들이 2017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본격 심의를 앞둔 지난 6월2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소임금 1만원'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2017년 최저임금이 6470원(인상률 7.3%)으로 결정되면서, 결국 두자릿수 인상에 실패했다. 노동계는 최악의 인상률이라며 강력 반발했고, 야당들도 임금격차 해소을 위한 수준에 미흡하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최저임금위원회 제도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6일 새벽 4시께 제14차 전원회의에 2017년 최저임금 시급을 올해보다 7.3%(440원) 오른 6470원으로 결정했다. 시급과 함께 병기되는 월급(주 40시간 노동에 주 1회 유급주휴 기준) 기준으로는 135만2230원으로, 올해보다 9만1960원 인상된다. 이는 비혼 단신노동자 생계비(167만3803원)의 80.8% 수준이다. 최저임금위는 이번 결정으로 임금이 오를 노동자가 336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임금노동자 5명 중 1명(17.4%)꼴이다. 인상률 7.3%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래 2014년(7.2%), 2015년(7.1%)보다 높지만, 2016년(8.1%)보다 낮은 수치다. 이날 결정은 노동자 위원 9명이 집단 퇴장한 상황에서 사용자 위원안(6470원)에 대한 표결을 통해 이루어졌다. 2017년 최저임금은 20일간 노사 이의제기 기간을 거쳐 고용노동부 장관이 8월5일 확정·고시하고,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한다. 노사는 모두 반발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성명을 내어 “최저임금 월 209만원(시급 1만원)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지만, 결국 전년도 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최악의 인상률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경영계는 “30인 미만 사업장이 매년 2조5000억원을 추가 부담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영세·중소기업의 부담을 한층 더 가중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당들은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번에 적어도 두자릿수 인상을 했어야 2020년에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열 수 있는데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대변인은 "인상률이 근로자 간 임금격차 해고를 위한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김현아 새누리당 대변인은 "양극화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을 점차 높여야 하지만, 경제상황을 고려해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논평을 내어 “현재 공익위원은 모두 정부 추천이어서 정부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공익위원 선출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국회 차원의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 의장도 “근로자의 실질 소득 개선을 위해 공익위원 선출방식 변경 등 최저임금 결정 과정의 근본적인 변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6일 최저임금을 국회에서 결정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은주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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