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임금 줄고 월 근로시간 늘어
OECD 한참 못미치는 한국 노동자의 삶
OECD 한참 못미치는 한국 노동자의 삶
낮은 임금을 받으며 밤늦게까지 일하는 한국 노동자들은 늙어서도 일손을 놓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26일 한국 노동시장 관련 각종 통계를 모은 책자 <통계로 보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모습>(2016)을 펴냈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노동지표를 비교한 ‘고용노동 관련 OECD 국제비교 통계’ 부분을 보면, 한국 노동자의 열악한 근로조건이 도드라졌다. 게다가 그 수치는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한국의 경우 실질 최저임금액(2015년)은 연간 1만3668달러로 오이시디 평균(1만4141달러)보다 낮아 25개 나라 가운데 13위였다. 최저임금의 상대적 수준을 따져보면, 평균임금의 35.7%, 중위임금(전체 임금노동자를 한줄로 나열했을 때 가운데 노동자의 임금)의 45.8%로 오이시디 나라 중 19번째와 17번째였다. 최저임금 수준은 6년째 평균임금의 34~35%, 중위임금의 42~45%를 맴돌고 있었다. 오이시디 평균(평균임금의 39.5%, 중위임금의 50%)에 여전히 못미친다.
시간당 임금은 감소한 반면 월 근로시간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당 임금(2015년)은 1만5978원으로 전년(1만 6701원)보다 723원 줄었다. 2013년부터 증가폭이 둔화되더니 지난해 처음 감소세(-4.3%)로 돌아선 것이다. 반면 월 근로시간(2015년)은 173.5시간으로 전년(165.5 시간)보다 8시간 늘었다. 2014년 감소폭이 적어지더니 지난해 증가세(4.8%)로 전환돼버렸다.
한국 노동시간은 이미 세계 정상권이다. 한국 노동자의 평균 노동시간(2014년)은 2057시간으로, 멕시코(2327시간), 칠레(2064시간)에 이어 3위다. 오이시디 평균은 1706시간이다. 임금노동자와 자영업자 등을 포함한 전체 취업자의 연간 취업시간도 멕시코(2228시간)에 이어 한국(2124시간)이 두번째로 길다. 오이시디 평균은 1734시간이다.
한국 노동자는 오이시디 나라 가운데 가장 늦게 은퇴한다. 노동시장에서 실제 떠나는 나이(2014년)는 한국의 경우 남성 72.9살, 여성 70.6살이다. 멕시코, 칠레와 치열하게 경쟁하다가 마침내 1위로 올라섰다. 오이시디 평균 은퇴연령은 남성은 64.6살, 여성은 63.2살이다. 한국의 은퇴연령이 늦은 이유는 연금 등 사회안전망이 부족한 때문으로 보인다.
임금 불평등도 심하다. 중위임금의 3분의2 미만을 받은 저임금 노동자 비중은 24.7%로 미국(25%)에 이어 오이시디 2위였다. 오이시디 평균은 16.1%에 그쳤다. 게다가 저임금 노동자 비중은 3년 연속 증가했다.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남성 노동자의 중위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여성 노동자의 중위임금(2013년)은 63.4에 머물러 오이시디 22개 나라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오이시디 평균(85.6)은 물론이고 2위 일본(73.4)과 비교해도 차이가 컸다. 게다가 전년(63.7)보다 수치가 나빠졌다. 한국의 여성고용률은 오이시디 평균(61.1%)에 한참 못 미치는 54.9%로 34개 나라 가운데 27번째에 머무른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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