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 위치한 동구기업 작업장에서 가공팀 김규대 부장(왼쪽)이 창원기계공고 김인범군에게 고속가공기로 프레스를 찍어내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창원기계공고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다.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인천기계공업고 조아무개(18)군은 금형분야 기술자가 되고 싶어서 특성화고에 진학했다. 어렸을 때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가 불편하지만, 일학습병행제(도제교육)에도 참여했다. 생산현장에서 사용되는 장비로 실습하면 학습효과가 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조군은 “현장 실무를 빨리 배우는 게 취업에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천일엔지니어링은 신입사원을 채용한 뒤 기술을 가르치는 재교육 과정을 밟아야 했다. 비용이 많이 들지만 신입사원의 역량이 천차만별이라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하면서 문제가 해결됐다. 조환수 대표는 “학생을 뽑아 회사에서 필요한 기술을 직접 가르쳐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가 좋은 성과를 내면서, 고용노동부는 내년에 200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18일 발표했다. 독일·스위스 중등단계 직업교육 방식인 도제교육 훈련을 참고해 지난해 도입된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현재 60개 특성화고, 830개 기업에서 2674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2년여간 도제학교를 운영해온 특성화고는 학생들의 직무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고 직업진로를 결정하는 데도 도움을 얻는다고 평가했다.
고용부는 현장의 호응에 힘입어 산업일체형 도제학교를 확대하는 한편 내실화를 위한 개선계획도 수립했다. 우선 참여 가능한 산업 분야를 기존 공업계열에서 서비스, 정보기술(IT), 경영사무 등 특성화고 전 교육 분야로 넓힐 계획이다. 또 교육 훈련기간을 분야별로 자율적(1.5~2.5년)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사물인터넷, 3D 프린터 등 신기술 분야는 참여요건(학생수, 참여기업 조건)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확대는 청년층이 진로를 빨리 선택해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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