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여파로 열차 지연됐는데 정보없이 선로작업
공공운수노조 “외주화·성과 만능주의 결과” 비판
코레일 “정확한 경위 파악 중”
공공운수노조 “외주화·성과 만능주의 결과” 비판
코레일 “정확한 경위 파악 중”
경주 지진으로 지연 운영하던 KTX 열차에 야간 선로 작업하던 하청업체 철도노동자 2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공공운수노동조합이 “KTX판 구의역 사고”라 이름 붙이고, “외주화, 성과 만능주의를 당장 멈추지 않으면 이런 사고는 끊임없이 재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는 13일 성명서를 내어 “구의역 사고에서 보았듯이 외주화는 노동자의 생명뿐 아니라 시민의 안전, 열차 안전을 위협한다”며 “구의역 사고의 진상이 밝혀지고 상시·안전 업무의 전면적인 정규직화를 서울시와 서울메트로가 시행하는 상황에서도, 중앙정부 산하의 공기업인 철도에서는 똑같은 원인의 사고가 발생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에 서울시가 어디 있고, 중앙정부가 어디에 있나. 정부는 구의역 사고 조사와 시민사회의 권고, 후속조치를 전체 공공기관에 적용하라”라고 요구했다.
앞서 13일 0시 48분께 경북 김천시 모암동 경부선 김천역 인근 상행선 선로에서 야간 보수 작업을 하던 노동자 4명이 KTX 열차에 치였다. 이 사고로 KTX 협력업체 노동자 장아무개(51)씨 등 2명이 숨지고, 김아무개(43)씨 등 2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이 구간은 평소 자정 이후 열차가 달리지 않지만 잇따른 강진으로 열차가 연착돼 이날은 자정 넘은 시각까지 운행됐다. 코레일 쪽은 “(하청업체) 직원들이 사전 승인 없이 선로에 들어갔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확한 경위는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는 “구의역 사고에서도 보았듯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가지는 정보는 다르다”며 “업무에 대한 정보는 있지만 안전에 대한 정보는 늘 후순위로 밀린다”고 지적했다. 2009년 이명박 정부는 ‘공공기관 선진화'라는 이름으로 정비업무를 외주화해 현재 하청업체가 맡고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안전한 공공서비스는 외주화를 부르는 돈벌이 실적 경쟁으로는 만들어질 수 없다”며 “박근혜 정부가 지금 온갖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해서까지 강요하고 있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는 돈벌이 성과 만능주의로 외주화와 안전 부실로 직결되고 만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한국노총 금융노조는 정부의 ‘성과연봉제’ 폐기를 요구하며 오는 23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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