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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파산한 우림건설 살린 노조 “오래 일할 회사 만들 것”

등록 2017-03-14 19:16수정 2017-03-15 10:52

지난해 8월 회사 파산했지만
노조 조합원 십시일반 돈 모아
‘우림필유’ 브랜드 인수해 재건
“즐겁게 오래 다닐 회사 만들 것”

지난 7일 사무실 이전을 기념해 직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는 표연수(왼쪽 셋째) 우림건설산업 대표이사 겸 건설기업노조 우림건설지부장과 김영환(왼쪽 둘째) 우림건설 회장. 건설기업노조 우림건설지부 제공
지난 7일 사무실 이전을 기념해 직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는 표연수(왼쪽 셋째) 우림건설산업 대표이사 겸 건설기업노조 우림건설지부장과 김영환(왼쪽 둘째) 우림건설 회장. 건설기업노조 우림건설지부 제공

“2억원 모아서 치킨집 차릴래, 아니면 2천만원 투자해 평생 다닐 수 있는 ‘우리 회사’ 다시 만들래?”

한때 시공능력평가순위 30위권 안에 들었던 우림건설은 2009년 워크아웃, 2012년 법정관리를 차례로 겪었다. 법원은 두차례 매각절차를 밟았지만 우림건설을 사겠다는 회사는 나타나지 않았다. 회사는 파산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법정관리에 즈음해 체불임금 해소와 고용안정을 위해 설립된 우림건설 노동조합(전국건설기업노조 우림건설지부)의 2번째 지부장인 표연수(45)씨는 15년 다녔던 회사가 사라지고 동료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14일 오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표 지부장은 “사람을 존중해주는 기업문화가 있었기 때문에 노조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회사를 살려보자는 마음이 강했다”고 말했다.

표 지부장은 회사를 살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한때 아파트 브랜드 가치 20위권에 들고 탤런트 차인표씨가 광고를 하기도 했던 ‘우림필유’ 브랜드를 인수한 뒤 남은 직원들이 뭉쳐 다시 사업을 하면 승산이 있을 거라 판단했다. 표 지부장은 조합원들을 설득해 16명의 퇴직연금 등을 십시일반해 모은 3억원을 자본금으로 지난해 7월 ‘우림건설산업’이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지난해 8월 회사가 파산한 뒤 노동자들은 해고자 신분이 됐지만, 우림건설산업의 대표이사를 맡은 표 지부장은 건축 사업가 김영환씨에게 투자를 받아 우림건설산업이 최대주주로 참여하는 ‘우림건설’을 다시 만들었다. 김영환씨는 우림건설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이 두 회사는 법원의 공매절차를 거쳐 ‘우림필유’ 브랜드 지식재산권과 매출채권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우림건설은 지난 7일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했다. 일단 건설현장을 새로 여는 것이 1차적 목표다. 직원들은 기존 영업망을 활용해 일감을 따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중이다. ‘전직 임직원’을 대상으로 채용공고도 냈다. 이미 이직한 이들도 우림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의사를 많이 비치고 있다 한다. 노동자 대표에서 ‘대표이사’이자 ‘주주’가 된 표 지부장은 “노조가 뭉쳐 살려낸 회사인 만큼 투명하고 올바른 경영이 될 수 있도록 감시하고 참여할 것”이라며 “100세 시대라고들 하는데 눈물 흘리면서 나갔던 직원들이 회사로 돌아와 최고의 연봉은 아니더라도 즐겁게 오래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홍순관 민주노총 산하 건설기업노조 위원장은 “건설사들이 위기에 처해 파산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내몰렸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조를 중심으로 뭉치면 새로운 길이 있다는 것을 우림건설지부가 보여줬다”며 “우림건설의 성공적인 재건이 업계에 좋은 본보기가 되고, 위기에 처한 우리 사회에 희망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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