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노동

간단치않은 ‘정규직화’ 실타래…“노조가 참여해 함께 풀어가야”

등록 2017-05-15 21:08수정 2017-05-15 21:52

공공부문 정규직화 방안 두고 논란
“기관이 직접”-“자회사가 고용”
기관별 정규직화 방법·절차 복잡
첫 단추 인천공항은 노조참여 배제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인천공항을 전격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한 뒤, 첫 시험대에 오른 인천공항공사가 비정규직을 ‘어떻게’ 정규직화 할지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한겨레> 5월4일치 1]) 전문가들은 “인천공항에서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고, 당사자의 목소리를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거론되는 ‘정규직화’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인천공항공사가 별도 직제를 만들어 직접 고용하는 방식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파견·용역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공무직’(무기계약직)이라는 직렬로 고용하거나, 지난해 5월 서울지하철 구의역 안전문 사고 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가 안전문 정비·차량 경정비 노동자들을 고용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정이환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정부의 재정 부담 때문에 호봉급을 적용받는 기존 정규직과 같은 처우를 보장하는 정규직화는 어렵겠지만, (직무 가치에 따라 임금을 책정하는) 직무급을 도입하되 기간의 정함이 없이 고용하는 ‘직무급제 정규직’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른 방법은 공사가 출자한 자회사에서 고용하는 방식이다. 서울시가 ‘120다산콜재단’을 만들어 용역업체 소속이었던 콜센터 상담 노동자를 고용했고, 서울메트로도 ‘서울메트로환경’이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청소노동자를 고용한 바 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생명·안전이나 핵심업무에 대해서는 공사가 별도 직렬을 만들어 직접고용하고 나머지 업무는 자회사를 통해 고용하는 게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회사를 통한 고용은 기존 용역업체와 마찬가지로 ‘간접고용’에 해당하기에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15일 성명을 내어 “지난해 수하물 대란과 밀입국 사태 등 인천공항 주요 사고는 원청-하청-노동자 간의 불통이 원인이었다”며 “공항 서비스 품질과 안전을 위해 빠른 소통이 가능한 조직 형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정규직화 방법과 절차가 복잡하기에 노동조합이 정규직화 논의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와 산하기관 정규직화를 담당했던 조성주 서울시 노동정책담당관은 “정규직 개념이 다양하고 기관과 업무에 따라 환경이 다르기에 정규직화는 굉장히 복잡한 문제”라며 “일방적으로 (정부나 기관에서) 정규직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이나 당사자와 함께 만들어 가야 실패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태주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도 “노동조합을 시혜의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대화 주체로서 참여와 협력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준형 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실장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제대로 하려면 정부의 정원 관리와 총인건비 제도, 경영평가제도 등 공공기관 관리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며 “기획재정부 등 정부부처와 사용자인 공공기관이 공공부문 노동조합과 마주 앉아서 밑그림을 함께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문 대통령이 방문한 뒤인 14일 ‘좋은 일자리 창출 태스크포스(TF)’를 꾸렸지만 노조를 참여시키지 않았다. 공사 홍보담당자는 “정규직화 추진 업무는 공사와 기획재정부가 논의를 통해 진행할 뿐 노조는 참여하지 않는다”며 “노조에 자문을 할 수는 있는데, 노사정 테이블을 만들어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중앙·지방정부, 공공기관 등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31만2천명이다.

박태우 정은주 기자 eh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