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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유엔, “한상균 위원장 ‘자의적 구금’ 석방하라”

등록 2017-05-24 10:26수정 2017-05-24 22:14

민중총궐기 주도 혐의로 구속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해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 의견서 채택
“한국 정부 구금은 표현의 자유 침해
즉각 석방하고 국제법 따라 보상해야”
2015년 12월10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경찰에 출두하기 전 기자회견을 열며 머리띠를 두르고 있다. 이후 한 위원장은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받은 뒤 항소심에서 징역 3년으로 감형됐다. 대법원 선고는 오는 31일로 예정돼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2015년 12월10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경찰에 출두하기 전 기자회견을 열며 머리띠를 두르고 있다. 이후 한 위원장은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받은 뒤 항소심에서 징역 3년으로 감형됐다. 대법원 선고는 오는 31일로 예정돼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유엔 실무그룹)이 한국 정부가 2015년 민중총궐기를 주도한 혐의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구속한 것을 유엔 인권헌장에 위배된 ‘자의적 구금’이라고 규정하고, 한 위원장을 석방하라고 권고했다.

24일 유엔 실무그룹이 지난 4월25일 채택한 78차 의견서를 보면 “한 위원장에 대한 한국 정부의 구금은 세계인권선언, 자유권규약에 위배되는 자유의 자의적 박탈에 해당한다”며 “한국 정부는 한 위원장을 즉시 석방하고 국제법에 맞게 보상하라”고 권고했다. 실무그룹은 또 “한 위원장이 구금된 배경을 완전하고 독립적으로 조사하고 책임자에게 적절한 조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실무그룹은 탈북했다가 강제로 북한으로 송환된 북한 주민이나, 위키리크스를 설립한 줄리언 어산지를 ‘자의적 구금’으로 판단한 바 있다. 한 위원장 구속에 관한 국제 인권·노동 관련 권고는 계속 이어져 왔으나 이 가운데 가장 중량감 있는 권고로 판단된다.

유엔 실무그룹 의견서를 보면, “한국 정부는 세계인권선언 19조, 20조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와 평화로운 집회에 대한 권리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한상균에 대한 자유를 박탈했는데 이는 자의적 구금에 해당한다”고 돼 있다. 세계인권선언 19조는 “모든 사람은 의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고, 20조는 “모든 사람은 평화적인 집회 및 결사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2015년 12월 민중총궐기 등 총 13건의 집회에서 불법행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지난해 12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으로 감형됐다. 당시 재판부는 “일부 시위대가 밧줄로 경찰 버스를 묶어 잡아당기고 경찰이 탄 차량 주유구에 불을 지르려 시도하는 등 민중총궐기 당시 폭력적인 양상이 심각했다”며 “한 위원장이 불법행위를 선동해 큰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집회 전 경찰이 민주노총 쪽에 제한적으로나마 집회에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도 민주노총은 이를 거부했다. (따라서) 경찰이 최종적으로 집회 금지를 통고한 것은 적법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엔 실무그룹은 “한국 정부의 집회 금지나 장소 제한은 국제법에 따른 적법한 제한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자유권규약 21조에 따르면 국가 안보, 공공안전, 공공질서, 공중 보건 및 도덕의 보호, 타인의 권리 및 자유의 보호를 위해 민주사회에서 필수적이고, 적법하고, 목적에 비례하는 경우에만 집회를 제한할 수 있다“며 “교통 방해 또는 시민의 일상생활을 방해한다는 점을 근거로 집회를 금지하거나 불법화하는 것은 정당한 집회 제한의 요건에 충족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8월 실무그룹에 의견을 제출하면서 “한 위원장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집회를 개최하고 경찰에게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지만 유엔 실무그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엔 실무그룹은 “민중총궐기 당시 한 위원장이 폭력 행위를 위한 도구를 준비하고 폭력을 행사해 평화로운 집회에 관한 권리를 상실했다고 확인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한국 정부가 제시하지 못했다”며 “한국 정부가 당시 집회에서 찍은 다량의 사진을 제출했고, 이 가운데 두 장의 사진에는 ‘한상균이 경찰을 폭행하고 있다’는 설명이 달렸지만 사진 속 인물 중 누가 한상균인지, 실제로 폭행하고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유엔 실무그룹은 “집회 주최자들이 타인의 불법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해선 안 된다”며 “이는 개인의 자유의 원칙에 위배되며 집회 주최자·참가자·정부 당국 사이의 신뢰와 협력을 약화해 잠정적인 집회 주최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 위원장에 대한 대법원 최종 선고는 오는 31일로 예정 돼 있다.

박태우 정은주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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