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노동

설움 당한 기아차 비정규직 노조 “우린 2·3차 하청 노동자 포용”

등록 2017-06-04 20:59수정 2017-06-06 14:06

노조 가입 허용해 연대 강화
이주노동자·해고자도 수용
‘각자도생’ 정규직 노조와 다른 행보
기아자동차 정규직 노동조합에서 분리된 비정규직 노조가 일용직, 계약직, 2·3차 하청노동자가 가입할 수 있도록 가입 범위를 넓히기로 결정했다. ‘각자도생’을 밀어붙여 노조 이기주의라고 비판받은 정규직 노조와 달리, 비정규직 노조는 ‘연대 강화’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4일 금속노조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금속노조 기아차 비정규직지회는 지난 1일 열린 조합원 총투표에서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로 구성하며, 직접고용 비정규직(임시, 일용, 단기계약직), 간접고용 비정규직(사내하청, 용역, 파견 등), 이주노동자, 해고자를 포함한다”는 지회 규칙 변경 안건을 88.4%(1258명)의 찬성(투표율 85.1%)으로 가결했다. 김수억 기아차 비정규직지회장은 “일용직, 계약직, 2·3차 하청노동자들은 1차 하청노동자보다 열악한 노동조건 속에서 차별받지만 기아차 노조에 가입할 수 없었다”며 “비정규직 노조가 그동안 이들의 고통과 차별에 함께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앞으로 차별의 벽을 깨겠다”고 말했다.

기아차 비정규직지회는 2005년 1차 하청 노동자를 중심으로 금속노조 경기지부 기아차 화성 비정규직지회를 설립한 뒤, 정규직-비정규직 연대 강화와 ‘1사 1노조’ 원칙에 따라 2008년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소속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로 들어갔다. 단일한 목소리로 노조의 역량을 집중하자는 주장이 관철된 것이다. 기아차 노조는 거대한 단일 노조로 거듭났지만 2·3차 하청노동자 등은 조합원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2006년 노조활동을 벌이다 해고된 이동우(41)씨는 비정규직지회 부지회장까지 맡았지만 2차 하청노동자라는 이유로 ‘1사 1노조’ 이후 조합원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는 “조합원이 아니니까 노사 교섭 테이블에 복직 문제가 안건으로 올라가지 않았다”며 “경제적 불이익을 겪는 일용직, 계약직 노동자가 간헐적으로 노조 가입서를 냈지만 보류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규직-비정규직의 갈등이 점차 불거지더니 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투쟁 과정에서 극에 달했다. 법원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기아차 사내하청 전 공정이 “불법파견”임을 인정했지만 기아차 노조는 전체 400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 가운데 1049명만을 특별채용하기로 회사와 합의했다. 이에 반발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독자 파업에 나섰고, 기아차 노조는 ‘노조 분리’라는 강수를 빼들었다. 결국 지난달 27·28일 기아차 노조는 비정규직 노조를 분리하는 규약 개정안을 조합원 총투표 안건으로 올려 71.7%의 찬성률로 가결시켰다. 이로써 기아차 노조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떼어냈고 ‘1사 1노조’는 9년 만에 막을 내렸다.

김수억 지회장은 “제조업 사업장, 특히 대표적인 자동차 사업장의 사내하청 노동자 고용은 불법파견이라고 법원이 판단했기에 기아차 비정규직 노조에 가입한 1차 하청노동자뿐 아니라 일용직, 계약직, 2·3차 하청노동자도 모두 정규직 전환 대상자”라며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가 분리됐지만 이번 (가입 범위를 확대한) 비정규직지회 규칙 제정을 계기로 일용직, 계약직, 2·3차 하청노동자들의 실태를 조사하고 노동조합으로 조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점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집행위원은 “기아차 정규직 노조는 비정규직을 쫓아냈지만 비정규직 노조는 조합원 범위를 넓혀 더 낮은 곳으로 향하며 노조의 연대의식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