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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고용부, 아사히글라스·만도헬라도 “불법파견”

등록 2017-09-24 20:02수정 2017-09-24 21:13

구미산단 입주한 일본 제조업체
하청 노동자 직접 지휘·감독
노조 고소 2년 지나서야
“178명 직접 고용하라” 시정명령
만도헬라에도 "300여명 직접고용"
지난 7월10일 자동차 부품회사인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가 공장 정문에 붙인 ‘무단침입 금지 공고문’. 이 회사 하청업체 노동자 300여명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고자 파업에 돌입하자 원청은 하청업체들과의 도급계약을 해지하고 이러한 공고문을 냈다. 금속노조 만도헬라지회 제공
지난 7월10일 자동차 부품회사인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가 공장 정문에 붙인 ‘무단침입 금지 공고문’. 이 회사 하청업체 노동자 300여명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고자 파업에 돌입하자 원청은 하청업체들과의 도급계약을 해지하고 이러한 공고문을 냈다. 금속노조 만도헬라지회 제공
고용노동부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5378명에 이어 일본 유리 제조업체 아사히글라스와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만도헬라) 하청노동자 500여명에 대해서도 ‘불법 파견’이라고 인정했다. 아사히글라스 하청노동자 178명을 원청이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고, 만도헬라 하청노동자 300여명에 대해서도 곧 같은 시정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고용부는 “아사히글라스가 하청업체 노동자를 불법 파견 형태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직접 고용하도록 시정명령을 했다”고 24일 밝혔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보면, 원청이 도급 계약을 맺은 하청업체 노동자를 직접 지휘·감독하는 것은 파견법 위반으로 이 경우 원청은 하청 노동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

휴대전화 액정을 만드는 아사히글라스 구미공장의 사내하청업체 ㈜지티에스 노동자들은 2015년 5월 노동조합(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을 설립했다. 원청은 한 달 만에 하청에 도급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노조는 불법 파견과 부당노동행위로 회사를 고소했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 구미지청은 2년 만에 불법 파견은 기소 의견, 부당노동행위는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구미지청 관계자는 “하청이 파견 허가를 받지 않았고 원청이 지휘·감독하고 노무 관리한 것을 확인했다”며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한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느라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명령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2016년 중앙노동위원회는 아사히글라스의 지티에스 도급 계약 해지는 부당노동행위라고 판정했지만, 이에 불복한 회사가 낸 행정소송에서 법원은 증거 부족을 이유로 회사 쪽 손을 들어줬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은 “연 매출 1조원인 아사히글라스는 하루아침에 노동자 178명을 쫓아냈는데 고용부가 이를 2년간 방치하면서 노동자의 삶은 산산이 조각났다. 뒤늦었지만 책임자를 처벌해 노조 파괴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회사는 노조를 탈퇴하면 위로금을 지급한다며 회유했지만 조합원 22명은 끝까지 남아 복직 투쟁을 벌여왔다.

고용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도 “만도헬라에 하청 노동자 300여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명령을 조만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2008년 11월 설립된 만도헬라와 도급 계약을 맺은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받으며 근로기준법의 최장 노동시간인 주 52시간을 훌쩍 넘겨 주 84시간씩 일해왔다. 이런 현실을 바꾸려고 노조(금속노조 만도헬라비정규직지회)를 결성했고 회사를 파견법 위반으로 노동청에 고소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원청이 업무 배치나 근로시간, 추가 작업량 등을 하청 노동자에게 직간접으로 지시한 증거를 확인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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