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출퇴근길 사고와 관련한 산업재해 인정 범위가 확대된다. 경기도 파주시 운정 시민들이 이른 아침 서울로 출근하기 위해 광역버스을 기다리고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내년부터 교통수단에 상관없이 통상적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다가 사고를 당하면 산업재해로 인정받는다. 출퇴근 사고는 산재 인정 여부를 두고 숱한 법적 다툼을 양산했던 문제인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 개정안이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법적 기준이 정비된 것이다. 내년 1월1일 시행되는 산재보험법 개정안의 주요 쟁점을 문답으로 풀어봤다.
①출퇴근 사고는 왜 산재로 인정받지 못했나?
2007년 이전까지 법원은 ‘출퇴근 사고는 업무상 재해가 아니다’라고 판단해왔다. 노동자가 출퇴근 수단 및 경로를 마음대로 정할 수 있으니, 회사의 지배·관리 책임이 없다는 논리였다. 출퇴근 사고에 대한 산재 적용이 확대된 것은 2007년 12월이다. 당시 국회는 ‘통근버스 출퇴근 사고’를 산재로 인정하도록 산재보험법을 개정했다.
이어 지난해 9월 대중교통·자가용·자전거·도보 등으로 출퇴근하다가 다친 경우에도 산재로 인정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같은 노동자인데도 교통수단이 다르다는 이유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는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법 개정은 이런 헌재 결정에 따른 조처다.
②출퇴근 사고는 모두 산재로 인정받나?
아니다. 교통수단은 무엇이든 상관없지만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는 도중의 사고’라야만 한다. 통상적인 경로를 벗어난 경우에는 출퇴근 재해로 보지 않는다. 다만 출퇴근길에 식료품을 구입하거나 병원에 다녀오는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일을 하다가 사고가 나면 산재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또 개인택시 기사 등 출퇴근 경로와 방법이 일정하지 않은 직종은 제외한다.
③자동차보험과 이중으로 보상받을 수 있나?
자동차로 출퇴근하다가 사고가 났다면 산재보험과 자동차보험에 모두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두 보험기관을 조정하는 ‘구상금 협의?조정기구’를 만들어 보험금 지급이 늦어지지 않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④수혜자는 얼마나 되나?
고용노동부의 2014년 정책연구용역 보고서(‘산재보험에 의한 출퇴근 재해 보상방안에 관한 연구’)를 보면, 연간 출퇴근 재해자는 9만4245명(추정치)에 이른다. 자동차 사고(7만420명)와 자동차 외 교통사고(2만3825명)를 더한 수치로, 2015년 연간 산업재해자 수(9만129명)와 비슷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산재보험법 개정으로 내년에 4568억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⑤산재보험료가 오르나?
산재보험료는 100% 사업주가 부담한다. 이번 개정으로 2013년 이래 1.7%를 유지하고 있는 산재보험료율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12월에 인상폭을 결정할 계획이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