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의원, 에스피시 지에프에스 하청 노동자 472명 불법파견 지적
12일 국정감사에서는 허영인 에스피시 회장 등 불출석, ‘맹탕 국감’
12일 국정감사에서는 허영인 에스피시 회장 등 불출석, ‘맹탕 국감’
파리바게뜨가 제빵기사를 불법파견으로 사용해 고용노동부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가운데, 가맹점 등에 원재료 등을 배송하는 에스피시(SPC) 계열 물류업체도 하청업체를 통해 불법파견으로 노동자들을 사용해 온 사실이 확인됐다.
12일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에스피시 계열사인 에스피시 지에프에스(SPC GFS)가 전국 물류센터 10곳에서 근무하는 640명 가운데 472명을 협력업체를 통해 불법파견해왔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이 회사의 하청노동자들은 본사 정규직 노동자의 지시 아래 혼재 근무하면서, 업무지시·근태 통제를 받아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상품출하나 배송문제가 발생했을 땐 에스피시 지에프에스 소속 관리자한테 경위서와 시말서를 제출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금지하는 ‘불법파견’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이 의원은 “하청업체 직원들은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2년, 3년마다 소속이 변경되었으며,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해도 휴가·휴무·임금 등에 있어 차별을 받아왔다”고 밝혔다. 에스피시 쪽은 이날 “도급사 인원들을 모두 오는 16일부로 모두 직접고용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서 파리바게뜨의 불법파견 문제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환노위 여야 간사간 합의에서 바른정당·자유한국당이 반대한 탓에 허영인 에스피시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허 회장뿐만 아니라, 채용비리로 문제가 되고 있는 강원랜드 최홍집 전 사장도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아, 일부 여당의원과 이 의원이 여야 간사들에게 증인 채택불발 경위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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