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고용센터에서 실업급여를 신청하려는 사람들이 대기표를 뽑고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현재 최대 5만원인 실업급여 하루 수급액이 내년부터는 6만원으로 오른다.
고용노동부는 내년부터 실업급여(구직급여) 1일 상한액을 현행 5만원에서 6만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27일 입법예고했다. 고용부는 앞서 지난 20일 고용보험위원회 심의를 통해 이 내용을 의결한 바 있다. 실업급여는 상한액 범위 안에서 이직 전 직장에서 받은 3개월간 평균임금의 50%를 지급받을 수 있는데, 상한액 변경에 따라 내년 1월1일 실직한 사람부터는 한달 최대 180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실업급여 상한액 1만원 인상은 1995년 고용보험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큰 폭의 인상이다. 이런 인상이 가능했던 것은 최저임금 인상 덕분이다.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6470원)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됨에 따라, 최저임금의 90%로 정해져 있는 실업급여 1일 하한액은 5만4216원(월 기준 162만6480원)이 돼 올해 상한액 5만원(월 150만원)을 넘기게 된다. 실업급여 상한액은 매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하한액이 올라 역전현상이 발생하면서 지속적으로 인상돼왔다.
지난달까지 실업급여 수급자는 100만5천여명으로 총 지급액은 3조9천억원이다. 내년 상한액 인상에 따라 8만9천여명의 실직자가 혜택을 보게 되며, 이에 따라 추가로 소요되는 고용보험기금 예산은 1천억원 수준으로 고용부는 추산한다.
정부는 “실업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실업급여 인상 방침을 세우고 있다. 현재 평균임금 50%인 실업급여 책정기준을 60%로, 상한액도 단계적으로 인상해 2020년까지 최대 200만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급여 지급 기간도 현재 최대 8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는 내용으로 고용보험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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