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노동

동국대도 퇴직 청소노동자 자리에 학생알바

등록 2018-01-16 05:01수정 2018-01-16 07:37

올해초 빈자리 8명 충원 않고
청소 맡길 근로장학생 선발공고
연세·고려·홍익대도 같은 방식
숭실대는 11명 줄여 조기출근해야
“청소노동자-학생 갈등조장 우려”
15일 낮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본관 앞에서 정년퇴직자 인원 충원 촉구 및 구조조정 반대 기자회견을 마친 청소노동자들이 총장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저지당하자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15일 낮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본관 앞에서 정년퇴직자 인원 충원 촉구 및 구조조정 반대 기자회견을 마친 청소노동자들이 총장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저지당하자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연세대·고려대·홍익대 등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정년퇴직한 청소노동자 자리에 단시간 아르바이트를 채용해 논란이 빚어진 가운데, 동국대·숭실대도 정년퇴직에 따른 빈자리를 충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말부터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대학 청소노동자의 ‘최저임금을 넘어선 생활임금’ 의제가 대학들의 신규채용 중단으로 무력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동국대시설분회 조합원 50여명과 동국대 재학생 등은 15일 낮 서울 필동 동국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노동자 인력감축 계획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노조의 설명을 들어보면, 동국대는 전체 청소노동자 84명 가운데 올해초 정년퇴직하는 노동자 8명의 자리를 채우지 않기로 했다. 그 대신 학교본부는 강의실 청소 등을 맡길 ‘근로장학생’ 선발공고를 냈다. 숭실대도 청소노동자 110여명 가운데 정년퇴직자 11명을 충원하지 않고 있다. 김선기 서울일반노조 대외협력국장은 “인력이 줄어 원래 출근시간 6시에 맞춰서는 도저히 업무를 마칠 수 없는 상황이라 1~2시간씩 일찍 출근할 정도로 노동강도가 갈수록 세지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오종익 동국대시설분회장은 “근로장학생에게 청소를 시키는 것은 노동자의 업무부담을 늘리고 학생들에 피해를 입힌다”며 “퇴직자가 매년 나올 텐데 계속 인력을 감축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 학교 학생 우동희(교육학과4)씨도 “학교가 근로장학생 선발로 청소노동자들과 학생의 갈등을 조장한다”며 “인력 충원을 촉구하는 서명을 학생들에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교본부 관계자는 “근로장학생 배치계획은 확정되지 않았고, 기존 노동자들에 대한 노동조건 후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여러 대학이 기존 ‘전일제’ 노동자를 줄이고 그 자리를 ‘단시간 노동자’로 채우면서, 그동안 대학 청소노동자 노조가 얻어낸 ‘더 나은 일자리’의 성과가 사라지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승환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부 조직부장은 “대학들 사이에 모종의 합의가 있었던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앞으로 청소노동자 자리를 무조건 아르바이트로 대체하는 관행이 굳어질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그동안 대학 청소노동자의 투쟁이 교육기관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공동체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었다는 점에서 주목받아왔는데, 최근 상황은 이런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