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일용직 40% ‘고용 질’ 취약
올해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사상 처음으로 ‘50%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4일 통계청 자료를 보면, 올해 1∼10월 중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50.1%로 남은 두 달 동안 큰 이변이 없는 한 올해 연간으로 5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들어 10월까지 15살 이상 여성 생산가능 인구 1966만4천명 가운데 경제활동 인구는 985만5천명이었으며, 전업주부와 학생 등을 의미하는 비경제활동 인구는 980만9천명이었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생산가능 인구 중에서 취업자 및 구직 활동자로 구성된 경제활동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여성 2명 중 1명 이상이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은 여성의 사회 진출에 대한 편견이 차츰 줄어들면서 우리 사회도 ‘남성은 직장, 여성은 가정’이라는 성별 역할분담 구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통계청이 조사를 시작한 1963년 37%에서 73년(41.5%) 40%대로 올라선 이후 97년 49.5%까지 올라갔으나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 여건이 악화되면서 98년 47%로 하락해 50%대 돌파가 늦어져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 59.6%(2003년 기준)에 견줘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스웨덴 등 북유럽 쪽은 80%, 미국·영국·캐나다는 70%, 독일·프랑스·일본은 60%대의 참가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여성들의 경우 고용 안정성이나 임금 수준 등 고용의 질이 취약한 실정이다. 전체 여성 취업자에서 일용직과 임시직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어서며, 보수 없이 가족 일을 도와주는 ‘무급 가족 종사자’도 14%에 이른다. 임금 수준은 2003년 기준으로 남성의 65%에 불과하다. 중위 임금(전체 근로자 임금의 중간값)의 3분의 2 이하를 받는 여성 저임금 근로자 비중은 42%로 남성 저임금 근로자 비중(15.8%)의 2.7배였다.
황수경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단순직 이외의 괜찮은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여성들의 노동시장 진입이 한계에 부닥칠 수 있는 만큼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것과 함께 기혼 여성들에게 다양한 취업훈련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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