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정 포스코지회장(오른쪽 넷째)을 비롯한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19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앞에서 “제철소 곳곳에서 산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금속노조 제공
비정규직 김용균(24)씨가 숨지던 날 포스코에서도 협착(끼임) 등 2건의 산업재해 사고가 일어나 노동자가 중태에 빠진 사실이 드러났다. 포스코의 포항·광양 제철소에서는 이날을 포함해 최근 한달 사이 산재 사고가 5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포스코지회와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철소 역시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고, 산재가 끊이지 않지만 회사는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파악한 사례를 보면, 김용균씨가 태안에서 사고를 당한 지난 11일 포스코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 11일 오후 1시30분께 포항제철소 내 스테인리스 냉연공정에서 일하던 노아무개(58)씨가 회전판에 머리와 어깨가 끼여 병원으로 응급 이송됐지만 지금까지 위중한 상태다. 이날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선 입사 1개월 된 수습사원이 크레인 조작 중 떨어진 나사못에 맞아 왼쪽 광대뼈가 골절되기도 했다. 다음날인 12일엔 포항제철소에서 정아무개(51)씨의 왼손 약지가 절단되는 사고가 있었다.
지난달 12일 포항제철소 철사공정(선재)에서 일하던 이아무개(33)씨는 컨베이어 회전판(롤) 교체 작업 중 오른손이 끼어 손목을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26일엔 철판을 감는 설비(권취기)에서 일하던 김아무개(40)씨가 역시 회전판 교체 중 오른손 검지와 중지가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올해 포스코에선 질소가스에 질식돼 하청노동자 4명이 숨지는 등 비정규직 노동자 5명이 사망 산재를 당했다. 지난해에도 포스코는 양대노총 등이 해마다 선정하는 ‘최악의 살인기업’(산재 사고 사망자 포스코 7명, 포스코건설 6명)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노조는 “노조를 적대시하고 노동자를 관리 대상으로 보는 회사의 낡은 사고방식이 연이은 산재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회사 관계자는 “노조가 파악한 사고 사례는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고, 사고 발생 시 안전방재부에서 상황을 접수해 개인별로 최선의 치료 지원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박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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