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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소파에 누운 채 숨진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과로사’ 의혹

등록 2019-01-07 14:57수정 2019-01-07 20:49

택배연대노조 “사 쪽이 장시간 노동 강요해 과로사” 주장
대한통운 “불명확한 내용이나 허위 주장 매우 유감”
CJ대한통운 택배 차량의 모습.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CJ대한통운 택배 차량의 모습.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지난해 한 해 동안 택배 상하차 업무를 맡은 노동자 3명이 사망했던 택배 회사 씨제이(CJ) 대한통운에서 지난 4일 또 다른 택배 노동자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연대노조)은 6일 성명서를 내 서울 강서구에 있는 씨제이 대한통운 동작터미널에서 일하는 택배 노동자 성아무개(59)씨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노조의 설명을 종합하면, 성씨는 지난 4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있는 자신의 집 소파에 누워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성씨의 딸은 “이날 오전 출근 때 아버지가 소파 위에서 잠자고 있었는데, 퇴근 뒤에도 똑같은 모습으로 누워 있어 이상하다 싶어 봤더니 숨져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체국 집배원으로 일하다 1년 전 정도부터 씨제이 대한통운에서 택배 노동자로 일해온 성씨는 예순이 가까운 나이에도 평소 권투를 즐기는 등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을 살아왔다고 한다. 택배연대노조 관계자는 “유족들은 ‘과로 때문에 심근경색이 발병한 건지 부검을 맡겨서 그 결과를 지켜볼 계획’이라고 밝혀왔다”고 전했다.

택배연대노조는 장시간의 과도한 노동이 죽음을 불렀다고 주장했다. 동작터미널에서 일하는 택배 노동자들은 택배 분류 작업이 오후 1~2시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아침 7시에 출근해 일부 분류된 택배를 배송하고, 오후 2시 이후에 분류 완료된 택배를 한번 더 같은 구역으로 실어 나르는 ‘2회전 배송’을 해야 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아침 7시부터 통상 저녁 8~9시까지 하루 최대 14시간을 근무한다는 게 노조 쪽의 주장이다. 회사가 밝힌 성씨의 지난달 평균 주당 노동시간은 성탄절이 낀 주(48.5시간)를 제외하면 63.3시간이다. 회사 쪽이 밝힌 주당 노동시간마저 60시간이 넘은 셈이다. 현행 고용노동부 고시를 보면, 근로시간이 주 60시간을 넘으면 과로와 뇌심혈관계 질환 발병 사이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명시돼 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특수고용 노동자의 처지를 악용하며 택배 노동자에게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는 원청 CJ대한통운에 책임이 있다”며 “지난해 안전시설 관리 소홀로 허브터미널에서 3명의 택배 노동자가 사망에 이른 것처럼, CJ대한통운이 택배 노동자 장시간 노동 대책을 마련하지 않음에 따라 고인은 과로사로 사망했고 전국의 수많은 택배 노동자들이 죽음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씨제이대한통운 쪽은 “회사는 보다 건강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다시 한번 노력하겠다”면서도 “택배 노동자들은 자신이 배달 물량을 정할 수 있다. 또 과로사가 확인된 것도 아니다. 장례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제기되고 있는 불명확한 내용이나 허위 주장에 대해선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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