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등촌동 케이비에스(KBS) 아레나홀에서 민주노총의 정기 대의원대회가 열렸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민주노총이 새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사실상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도부가 발의한 ‘경사노위 참여 안’을 제외한 ‘불참’, ‘조건부 참여’ 등의 수정안이 모두 부결되면서 경사노위 참여 여부는 중앙집행위원회로 위임됐다. 김명환 위원장은 “경사노위 참여와 결합된 사업계획을 전면 수정해서 중앙위원회에 제출하겠다”고 해 사실상 경사노위에 참여하겠다는 지도부의 방침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5면
28일 민주노총 대의원들은 서울 등촌동 케이비에스(KBS) 아레나홀에서 67차 정기 대의원대회를 열고 경사노위 참가와 관련해 발의된 4개 안건을 두고 토론과 표결을 이어갔으나 원안인 ‘경사노위 참여 안’만을 남겨둔 채 모두 부결됐다. 참석 대상 대의원 1273명 가운데 977명의 참석으로 개회된 대의원대회는 밤늦은 시간까지 900여명이 남아 회의를 이어갔지만 사실상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날 대의원대회에 상정된 안건은 크게 네가지였다. 지도부가 발의한 원안인 ‘경사노위 참여 안’과 산별 대표자들이 발의한 ‘참여 뒤 투쟁 안’, 금속노조가 중심이 돼 발의한 ‘조건부 참여 안’, 민주노총 ‘현장파’들이 발의한 ‘불참안’이었다.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는 원안과 다른 수정안이 제시되면 관련 토론 뒤 원안과 가장 상이한 안건부터 표결에 들어가 먼저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된 안으로 결정한다. ‘불참안’과 ‘조건부 참여 안’, ‘참여 뒤 투쟁 안’은 순서대로 부결됐다.
경사노위 참여 찬성 대의원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경사노위 참여 찬성 발언을 한 한 대의원은 “오늘 이 자리가 국민들로부터 민주노총이 고립되는 자리냐, 국민의 가슴속으로 들어가 돌파할 수 있는 자리냐를 선택하는 자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도 “참여 뒤 저들이 개악하면 경사노위를 탈퇴하겠다는 걸 분명히 하겠다”면서 사실상 ‘참여 뒤 투쟁 안’에 힘을 싣기도 했지만 결국 모두 부결됐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