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1년간 717건 신고 접수
“행위자 처벌·사업장 감독하란 의지”
행위자가 90%는 같은 회사 직원·상급자
“행위자 처벌·사업장 감독하란 의지”
행위자가 90%는 같은 회사 직원·상급자
정부가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익명으로 접수하는 신고센터를 1년간 운영한 결과, 피해자 열에 여섯은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만큼 행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직장에서의 투명한 처리를 바라는 뜻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누리집(www.moel.go.kr)에서 ‘직장 내 성희롱 익명 신고센터’를 운영한 결과 모두 717건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성희롱 특성상 사업주나 상급자, 손님 등이 저지른 성희롱 피해 사실을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했는데, 59.1%에 해당하는 423건은 피해자가 실명을 드러내고 신고했다. 고용부는 “익명 신고가 가능한데도 실명 신고가 많은 것은 행위자에 대한 조치 및 사업장을 지도·감독 해달라는 의지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행위자는 사업주·대표이사인 경우가 27.1%였고, 피해자의 상위 직급인 상사나 임원인 경우 절반을 넘는 52.4%였다. 소속별로는, 행위자가 피해자와 같은 회사 소속인 경우가 90.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원청회사 소속이거나 고객 또는 민원인인 경우가 각각 1.5%였다.
성희롱 유형을 보면, 머리카락·손·어깨 등을 만지는 신체접촉을 하거나 추행을 한 경우가 48.5%로 가장 많았다. 성적 농담이나 음담패설을 해 피해자를 불쾌하게 한 경우도 42.0%였는데, “짧은 치마를 입고 출근하라”거나 “화장을 진하게 하라”는 등 성적인 발언을 하거나 외모에 대해 평가하는 발언을 한 경우가 18.8%였고 개인적인 만남을 요구한 경우는 9.5%였다. 7.4%는 피해자의 연애나 성적 사실관계를 물어보거나 다른 사람한테 정보를 유포했다.
고용부는 717건 가운데 305건은 행정지도 하고, 25건엔 과태료를 부과했다. 한 여성은 남성 상사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신고센터에 신고했으나 회사는 되레 “회사 이미지 실추”를 이유로 이 여성을 해고했다. 고용부는 ‘남녀 고용 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업주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법은 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한 노동자를 해임·징계하거나 부당한 인사조치 하는 것은 물론 어떠한 불리한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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