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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삼성 노조탄압 항의 54일째 단식 “고공농성 김용희를 살려야 한다”

등록 2019-07-25 20:56수정 2019-07-25 21:31

체중 30㎏ 줄고 일시적 시력 상실
인의협 “건강 매우 심각한 상황”
‘삼성·정부 나서 해결을’ 목소리
삼성 재직 때 이뤄진 노조활동 탄압에 대한 사과와 명예회복을 요구하며 서울 강남역 네거리 폐회로티브이 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는 해직자 김용희(60)씨의 단식투쟁이 25일로 53일을 넘어섰다. 김씨는 물 섭취는 물론 의료진 진료도 거부하고 있다. ‘삼성해고노동자 고공단식농성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공대위’ 제공
삼성 재직 때 이뤄진 노조활동 탄압에 대한 사과와 명예회복을 요구하며 서울 강남역 네거리 폐회로티브이 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는 해직자 김용희(60)씨의 단식투쟁이 25일로 53일을 넘어섰다. 김씨는 물 섭취는 물론 의료진 진료도 거부하고 있다. ‘삼성해고노동자 고공단식농성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공대위’ 제공
삼성 재직 때 이뤄진 노조활동 탄압에 대한 사과와 명예회복을 요구하며 서울 강남역 네거리 폐회로티브이 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는 해직자 김용희(60)씨의 단식투쟁이 53일을 넘어섰다. 김씨가 물 섭취는 물론 의료진 진료도 거부하고 있어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김씨와 ‘삼성해고노동자 고공단식농성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원회’ 쪽 말을 종합하면, 김씨는 지난 23일 물 섭취를 거부하는 한편 그동안 받던 의사의 진료도 거부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삼성 재직 중 노조 설립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자신을 납치·폭행하고 해고한 일에 대해 삼성이 사과하고 복직시켜줄 것, 그리고 부당하게 해고당한 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급할 것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일 단식을 시작한 데 이어 10일 허리를 펴고 누울 수조차 없는 철탑에 올라 이날로 농성 46일째에 이르렀다.

김씨는 1982년 말 삼성항공에 기술직으로 입사해 84년 2월 시계 부문 분사와 함께 삼성시계로 소속을 옮겼다. 그러다 회사의 강압적 분위기와 충성도에 따른 인사 및 임금 차별에 항의해 1990년께 노조 설립을 준비하다 회사 간부한테 납치당해 대구와 전남 해남 등에 있는 모텔에 감금당한 상태에서 각종 회유에 시달렸다. 이듬해엔 성추행 혐의로 징계해고 됐으나 피해 여성은 나중에 회사의 압력에 의해 마지못해 한 거짓 자백이라는 내용을 공증하기도 했다. 김씨는 이후 삼성물산으로 복직했다 2년여간 반강제로 러시아로 출장을 다녀온 뒤 3년간 대기발령을 받아 기다리던 중 삼성과의 고용관계가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지역 삼성 노조설립위원장 활동으로 1995년 부당해고 당했다고 주장하는 김용희씨가 지난 22일 단식 투쟁을 벌이는 서울 강남역 네거리 교통 폐회로철탑 농성장 모습.연합뉴스
경남지역 삼성 노조설립위원장 활동으로 1995년 부당해고 당했다고 주장하는 김용희씨가 지난 22일 단식 투쟁을 벌이는 서울 강남역 네거리 교통 폐회로철탑 농성장 모습.연합뉴스

김씨의 단식이 길어짐에 따라 그를 걱정하는 시민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3일 김씨를 마지막으로 진료한 의사 최규진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김씨가 단식 전에 비해 몸무게가 30㎏가량 줄고, 일시적으로 시력을 잃는 흑암시 증상, 오른쪽 사지가 마비되는 증상을 겪고 있다. 김씨는 현재 의료적으로 매우 위험한 상태이다”라고 말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어 “이제 김용희씨를 살릴 수 있는 길은 삼성과 문재인 정부가 나서는 방법뿐”이라며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김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노조를 만들겠다는 게 뭐가 그리 잘못된 일이었단 말이냐”며 “삼성 쪽이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 복직을 시켜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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