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노동조합총연맹 27대 임원 선거에서 신임 위원장으로 당선된 김동명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위원장(오른쪽)과 사무총장으로 당선된 이동호 전국우정노동조합 위원장이 두 팔을 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제공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의 27대 위원장으로 김동명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이 선출됐다.
한국노총은 21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선거인대회를 열어 신임 위원장에 김동명 위원장, 사무총장에 이동호 전국우정노동조합 위원장을 선출했다. 한국노총 임원은 위원장과 사무총장 후보가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각 산별 노조에 조합비를 내는 조합원 200명당 1명씩으로 구성한 선거인단의 투표로 뽑는다. 이날 두 사람은 선거인단 3336명 가운데 3128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1580표를 얻어 위원장과 사무총장에 당선됐다. 이들과 맞붙은 김만재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위원장과 허권 전국금융산업노조 위원장은 이보다 52표 적은 1528표를 얻어 아쉽게 졌다.
한국노총이 지난해 말 ‘제 1노총’ 지위를 잃으면서, 선거전은 초반부터 문재인 정부에 날을 세우는 ‘선명성 경쟁’으로 진행됐다. 특히 김동명 위원장 쪽은 정부와 맺은 정책협약의 즉각 재검토와 새로운 정치방침 결정을 전면에 내세워 ‘노동존중정부’에 실망한 한국노총 조합원들의 표심을 파고들었다. 이 때문에 앞으로 한국노총과 정부의 관계는 지금보다 긴장감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이 간발의 차이로 이긴 데는 전체 조합원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자동차·택시·우정 등의 산별 노조가 선거 과정에서 조직적인 지지를 선언한 공이 컸는데, 강경파로 분류되는 이들의 목소리가 앞으로 대정부 기조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김 위원장은 선거 직후 밝힌 당선 소감에서 “문재인 정부에 (한국노총과 맺은) 정책협약의 약속 이행 여부, 의지, 수용 가능성, 이행일정 등을 단호하게 요구한다. 더불어민주당을 만든 주체로, 당 내 한국노총의 위상 정립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정부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동을 들러리로 활용하려 해선 안된다”며 “모든 정부부처와 노정협의체, 지역 노사민정 대화 현실화, 업종 차원의 노사정 대화 등 사회적 대화의 활성화를 원한다”고 했다. 직무급 도입 검토, 광주형 일자리 등 정부가 검토 또는 추진 중인 몇몇 정책에는 반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1989년 일동제약에 입사해 1994년부터 지금까지 이 회사 노조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후 한국노총 경기도지역본부 교육국장을 지냈고, 2011년부터는 화학노련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임 위원장의 임기는 3년으로, 오는 28일 시작된다.
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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