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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무노조 경영’ 삼성디스플레이에도 노조 생길까

등록 2020-01-30 16:05수정 2020-02-02 17:22

29일 한국노총에 노조설립 문의 접수돼
‘성과급 미지급’ 일방 통보에 직원들 불만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지난해 11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소속 노동조합이 세워진 삼성전자에 이어 또 다른 삼성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서도 노조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확인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법원이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공작’에 개입한 그룹 전·현직 임원에게 실형을 선고한 가운데, 삼성의 ‘무노조 경영 방침’을 흔드는 변화의 바람이 계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30일 노동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설립과 관련한 문의가 29일 한국노총에 접수됐다. 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은 이날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며, 현재 이 대화방에는 1000여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노조 설립을 추진하게 된 건 지난해 1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29일 성과급(OPI)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터진 불만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노총 누리집에 등록된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설립 문의글.
한국노총 누리집에 등록된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설립 문의글.
29일 한국노총 누리집에 등록된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설립 문의글을 보면, 글쓴이는 “지난해 8월 회사 쪽이 성과급 지급 방식을 변경한 뒤, 임직원들에게 관련 사항에 대한 공지 없이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며 “이는 노조가 없는 회사라 발생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노조 설립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 글은 30일 오후 4시 현재 8000여건의 조회수와 150여건의 ‘노조 설립 지지’ 댓글을 기록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설립과 관련해 한국노총 관계자는 “아직 초기단계라 관련 상황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을 상급단체로 하는 노조가 세워질 경우 삼성전자 노조와 동일한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에 가입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한국노총은 29일 삼성전자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발송한 노조 가입 독려 이메일을 일괄 삭제한 일을 두고 30일 성명을 내어 “반세기 넘게 노조를 혐오하고, 노조 설립과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해온 삼성의 노조 혐오증이 재발했다”며 “대한민국 헌법을 무시하고 ‘무노조 경영’을 고수해온 삼성의 천박한 노동관이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삼성의 부당노동행위는 반복될 것이며, 노사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경고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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