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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가입하는 이유 “노동시간과 안전”

등록 2020-02-12 15:53수정 2020-02-12 16:10

민주노총 ‘2017년 이후 신규 노조 연구 결과’ 토론회

노동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가장 큰 동기는 임금 문제가 아니라 노동시간과 안전 문제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연 ‘2017년 이후 신규 노조·조합원 연구 결과’ 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장귀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부설 노동권연구소 소장은 2017년 이후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응답자 869명)을 상대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응답자들이 고용불안, 임금 및 소득, 노동시간 및 안전, 괴롭힘과 성희롱, 고용형태, 동료의 권유, 노조에 대한 신뢰라는 7가지 항목이 노조 가입에 각각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5점 척도로 평가한 점수를 평균한 이 조사에서, 노동시간 및 안전은 4.15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임금 및 소득은 4.11점으로 두 번째로 영향을 준 요인으로 나타났고, 노조에 대한 신뢰(3.86점), 고용형태(3.48점), 고용불안(3.24점), 괴롭힘과 성희롱(3.05)이 그 뒤를 이었다. 가장 영향을 적게 준 요인은 동료의 권유(2.91점)였다.

하지만 응답자의 성별과 고용형태에 따라 노조 가입에 더 큰 영향을 준 요인이 달랐다. 남성은 임금 및 소득이 4.05점으로 가장 높은 반면, 여성은 노동시간 및 안전에 4.32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이는 아직 남성이 가족의 ‘주소득자’인 현실에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장귀연 소장은 “여전히 남성이 가구 생계 부양의 책임을 떠맡고 있는 만큼 남성이 소득 수준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여성은 육아나 가사를 병행하려면 노동시간과 안전 문제를 중시할 수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동료의 권유는 전체 항목 가운데 노조 가입을 결정하는 데 가장 영향이 적었지만, 비정규직에게는 상대적으로 중요한 요인으로 꼽혔다. 정규직은 동료의 권유가 미친 영향을 2.81점으로 평가한 반면, 비정규직은 3.14점으로 평가한 것이다. 장 소장은 “비정규직이 노조를 결성하거나 가입하기 더 어려운 조건이기 때문에 동료들 사이의 상호권유나 신뢰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용형태에 따른 차이는 노조 결성 이후 노동조건이 얼마나 개선됐느냐고 보는 질문에서도 드러났다. 노조 결성 이후 정규직은 고용안정, 임금 및 소득, 노동시간 및 안전, 괴롭힘과 성희롱, 고용형태 다섯 가지 항목이 3점대로 개선됐다고 느낀 반면, 비정규직은 고용안정(3.14점)과 괴롭힘·성희롱(3.10)을 제외한 나머지 3가지 항목은 2점대로 별로 개선된 점이 없다고 봤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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