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최하용 쟁의부장이 16일 오전 조합원 100여명의 하이닉스 비정규직 집단해고 문제 해결을 위해 쓴 유서 100여통을 청와대에 전달하려다 거부되자, 항의의 표시로 던져둔 유서봉투가 청와대 들머리 인도에 놓여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천막농성 1년 “해결조짐 안보여”
하이닉스·매그나칩 반도체 두 회사의 사내 하청 노동자들이 천막 농성 1년째인 16일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내용 등을 담은 유서를 청와대와 국가인권위원회, 원청회사에 보냈다. 박순호(39) 노조 지회장 직무대행은 “극단을 치닫도록 사태 해결 조짐이 보이지 않아 조합원 100여명이 각자 유서 4장씩을 써 청와대, 국가인권위원회, 회사 등에 3장을 보냈다”며 “나머지 한 장은 가슴에 품고 있다가 최후의 순간에 가족에게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원들은 유서에 ‘죽지 않도록 도와 달라’, ‘일하고 싶다’, ‘대한민국에서 사는 게 너무 힘들다’, ‘당신과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들은 하이닉스와 매그나칩 반도체 두 회사의 사내 하청 노동자들로, 2004년 노조를 결성하자, 회사는 그해 12월25일 직장폐쇄를 했다. 노조원들은 지난해 1월16일부터 1년 동안 하이닉스 청주공장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해왔다.
지난달 22일 충북도 노사정위원회가 노조와 원청인 두 회사에 대화를 촉구하는 권고안을 낸 뒤에도 대화 조짐을 보이지 않자, 박순호 하청노조 지회장 직무대행과 임헌진(31) 사무장은 같은 달 27일 대화를 촉구하는 단식을 시작했다.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충북도 정무부지사로 내정된 정진태(53) 산업자원부 장관 정책보좌관이 14일 천막 농성장을 찾아 해결에 대한 기대도 나오고 있다. 정 내정자는 “노조와 회사, 도 등의 뜻을 충분히 알아본 뒤 신중하게 대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조원들은 12일부터 서울 하이닉스 본사 앞에서 노숙 시위를 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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