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시행되고 있는 31일 서울 명동의 한 상점에 임시 휴업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져 5인 이상 사업체들이 올해 채용계획 인원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31일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를 보면, 상용직 5인 이상 사업체의 올해 4∼9월(2∼3분기) 채용계획 인원은 23만8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5만1천명)보다 1만3천명(5.1%) 감소했다. 2009년 1분기(20만8천명)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특히, 300인 미만 규모 사업체의 채용계획은 20만8천명으로 1년 전보다 5.6% 감소했다. 300인 이상 규모의 채용계획(3만1천명, 1.8%) 보다 감소 폭이 컸다.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는 인력 수급 불일치 완화를 위해 기업의 구인·채용 인원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상용직 5인 이상 사업체 가운데 약 3만2천곳의 표본을 대상으로 한다.
올해 1분기(1∼3월) 5인 이상 사업체의 구인 인원은 79만3천명으로, 한해 전보다 3만2천명(3.9%) 감소했고 채용 인원은 73만4천명으로 1만4천명(1.9%) 줄었다. 노동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개학 연기, 학원 휴업, 관광객 감소,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의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사업체의 구인에도 채용하지 못한 ’미충원 인원’은 5만9천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1만7천명(22.7%) 급감했다. 미충원 인원은 이 항목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충원 인원은 최근 취업정보에 대한 공유가 늘어나면서 점차 감소하는 추세였으나,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구인 자체가 위축돼 급격히 감소한 것이라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미충원 인원이 많은 직종은 운전‧운송직(1만3천명), 경영‧행정‧사무직(7천명), 보건‧의료직(6천명), 제조 단순직(3천명), 영업‧판매직(3천명) 순으로 나타났다.
사업체들은 미충원 사유로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기 때문’(21.4%),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20.2%) 을 가장 높게 꼽았다. 코로나19로 인한 구인난 등으로 ’기타 사유’(13.5%)의 비중도 높게 나타났다. 노동부 관계자는 “기타 사유에 ’코로나19 때문에’라고 적은 사업체들이 많았다. 예년엔 5% 정도였는데, 이번엔 눈에 띄게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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