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서울의 한 도로에서 배민라이더스 배달원이 잠시 멈춰서 있다. 연합뉴스
플랫폼 배달 노동자들이 뭉친 라이더유니온이 정부가 허가한 전국 단위 ‘합법’ 노동조합이 된다.
라이더 유니온은 10일 고용노동부(서울서부노동청)로부터 노조 설립 필증을 교부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7월30일 라이더유니온이 설립신고서를 노동부에 제출한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현행 노동조합법은 쟁의 행위를 하는 노조가 행정기관에 설립신고를 하고, 신고증을 교부 받아야 합법으로 인정한다. 이번 설립 필증 교부로 인해 라이더유니온은 전국단위의 공식적 법내 노조로서 지위를 얻고, 노동 3권을 인정받게 됐다. 노조 설립은 조합원의 거주 지역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지역단위)나 노동부(전국 단위)가 허가하는데, 지난해에는 서울시에서 라이더유니온의 설립신고에 대해 신고필증을 교부한 바 있다.
노동부의 이번 결정은 특수고용직이 다수인 플랫폼 노동자 등이 ‘노조할 권리’를 인정받았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라이더유니온은 “배민커넥트, 쿠팡이츠와 같은 크라우드소싱 형태의 플랫폼 노동자들도 노동3권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밝혔다.
라이더유니온은 또 “이번 결정으로 배달라이더가 사업자가 아닌 노동자라는 근거가 늘었다. 회사가 정한 규칙에 따라 일해야 하고, 이를 대가로 보수를 받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불이익을 받는 배달라이더들은 노동자로 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라며 “배달라이더를 포괄하지 못하는 현재의 협소한 노동법도 전면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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