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소기업 취업박람회에서 참석자들이 채용 공고 게시판을 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고졸 이하 노동자의 임금이 대졸 이상 노동자의 6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와 한국노동연구원은 19일 사업체 규모, 직업, 경력, 학력, 성별 등에 따른 임금 차이를 조사해 ‘사업체 특성별 임금분포현황’을 공개했다. 이번 현황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임금 통계를 올해 6월 기준 임금 수준으로 변환해 분석한 결과다. 5인 이상 사업체에서 전일제로 일하는 노동자가 표본이다.
공개된 자료를 학력별로 살펴보면, 대졸 이상 노동자의 평균임금을 100%로 가정할 때 고졸 이하 노동자의 임금은 중소기업에서 60% 안팎으로 나타났다. 각 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100∼299인 근무 기업에서 고졸 이하 노동자의 평균임금은 대졸 이상 노동자의 59.2%, 30∼99인 기업은 60.92%, 300∼499인 기업은 59.21% 등이었다. 5~29인이 일하는 영세한 사업장은 대졸 이상 노동자 대비 고졸 이하 노동자의 평균임금이 68.33%로 나타나 그나마 임금 격차가 적었다. 대졸 이상 노동자의 평균임금에 대한 고졸 이하 노동자 임금 비율은 500인 이상 사업체에서 70.2%로 가장 높았다. 대기업에서 상대적으로 고졸·대졸 학력에 따른 임금 격차가 적은 셈이다.
직업별로 보면, 고졸 이하 노동자는 대졸 이상 노동자와 견주어 ‘단순노무 종사자’(87.34%)인 경우가 가장 임금 차이가 적었다. 반면 판매종사자(64.17%)에서 학력에 따른 임금 차이가 가장 컸다. 동일한 직업을 갖고 있고 근속연수가 같더라도, 학력과 사업체 규모를 고려하면 임금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10년 이상 경력의 경영·회계 관련 사무직의 경우, 500명 이상 대기업의 대졸 이상 직원이 평균 8651만1천원(연봉)을 받는 데 견줘 30~99명 중소기업의 고졸 이하 직원은 4833만9천원을 받는 데 그쳤다.
류경희 노동부 노사협력정책관은 “사업체 특성별 임금분포현황은 여러 변수를 조합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임금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임금정보 기반 확충과 다양한 통계 제공이 장기적으로 노동시장 내 임금 격차 및 양극화 완화 등 공정한 임금 질서 구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임금분포 통계는 노동부 임금직무정보시스템(www.wage.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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