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씨제이(CJ)대한통운 중구지사 종로SUB터미널. <한겨레> 자료사진
지난해 10월 배송업무 중 숨진 씨제이(CJ)대한통운 소속 택배노동자 고 김원종씨의 죽음 이후에도 택배기사들이 제출한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가 3000건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임종성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제출한 전체 택배기사 숫자는 지난해 9월 1만5646명에서 같은해 12월 1만8868명으로 석달 새 3222명 증가했다.
이같은 결과는 지난해 11월 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이 대필 의혹이 제기된 택배기사들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전수조사하기로 나서면서 입직신고 자체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앞서 노동부가 지난 9일 발표한 택배 4사(CJ대한통운·한진·롯데·로젠)의 자체조사 결과를 보면, 이들 회사에 소속된 택배기사들의 입직 미신고율은 지난해 10월 이전 기준 57.47%에서 지난달 23.56%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산재보험 적용률은 19.36%에서 41.96%까지 크게 오른 반면, 적용 제외율 또한 23.17%에서 34.48%로 증가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인 택배기사는 사업주(대리점주)와 보험료를 절반씩 부담하는데,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을 하게 되면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게 되지만, 과로사 등 업무 중 각종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산재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강민욱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 교육선전국장은 “과거처럼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대필하는 사례는 현장에서 거의 사라졌지만, 입직신고 과정에서 대리점주가 산재보험료 납부 부담에 따른 대리점 수수료를 인상 가능성 등을 언급하는 경우 택배기사들은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 제출에 대한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어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임 의원은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이 사회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 관행이 여전한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 22일 국회 환노위의 산업재해 청문회에서 이같은 관행이 계속되는 문제를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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