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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포스코 노동자, 신장암 진료 ‘일반 직장인의 1.9배’

등록 2021-02-18 21:29수정 2021-02-19 02:32

남성노동자 혈액암 2.7배 이르러
“코크스 공정 배출물질 관련 추정”
포스코 “통계, 객관적이지 않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노란 옷 입은 이)가 지난해 12월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열린 포스코 직업성암 전수조사와 안전보건진단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단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노란 옷 입은 이)가 지난해 12월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열린 포스코 직업성암 전수조사와 안전보건진단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단

포스코 노동자들이 일반 직장인들보다 높은 비율로 신장암과 피부암, 혈액암 등의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포스코 노동자 11명은 ‘직업성 암’에 대한 산업재해 신청과 함께 회사 노동자들의 암 발병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구한 바 있다.

18일 <한겨레>가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에서 입수한 ‘전국 직장가입자 및 포스코 종사자의 특정질환별 연평균 진료인원’을 보면, 지난 10년 동안 포스코 노동자들이 일반 직장인들보다 신장암과 피부암, 혈액암 등에서 최대 2.7배 더 많이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동안 진료 기록을 바탕으로 분석한 이번 자료를 보면, 암 진료를 받은 이 기간 포스코 종사자는 신장암 162명, 피부암 48명, 혈액암 9명, 구강암 76명, 중피연조직암 37명 등이었다. 같은 기간 인구 10만명당 연평균 진료인원 기준으로 보면, 전국 직장가입자 대비 포스코 노동자의 신장암은 1.9배, 구강암·피부암·중피연조직암은 1.5배 많았다. 포스코 노동자의 95%를 차지하는 남성 노동자만 보면, 신장암 1.4배, 피부암 1.5배, 혈액암 2.7배 등의 비율로 암 진료를 더 많이 받았다.

제철소는 코크스 공정 등에서 다양한 발암물질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윤근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은 “사무직과 현장직 구분이 없어서 해석상 한계는 있지만, 신장암·혈액암 등은 주로 코크스 공정에서 배출되는 물질과 관계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코크스를 만들고 정제하는 과정에서 남는 물질(콜타르피치)도 피부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집계는 포스코 노동자들의 재직 당시 건강보험 기록을 바탕으로 분석이 이뤄져 실제 수치는 더 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많은 이들이 퇴사 이후 직업성 암 판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7년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제선 공정에서 일하는 등 32년 동안 포스코에서 일한 ㄱ(72)씨의 경우 퇴사 뒤인 2019년 건강검진에서 혈액암 3기 판정을 받았다. 이 소장은 “직업성 암은 30∼40년 뒤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번 조사에서 빠진 하청 노동자들 사례를 포함하면 암 발생 비율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강은미 의원은 “고용노동부가 안전보건진단 및 유해위험성 조사를 하고 포스코 하청업체, 인근 주민의 건강장해상 문제가 없는지 광범위한 역학조사를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쪽은 이에 대해 “진료 인원과 질병확진 인원이 다를 수 있다. 통계가 객관적이지 않다”고 해명했다.

한편, 오는 22일 열리는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이날 지병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보내 “2주간 안정 가료가 필요하다는 의사의 권유로 국회에 출석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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