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강원도 고성의 철거 현장에서 일하던 한 노동자는 작업을 위해 지붕 채광창(선라이트) 해체 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작업 중 그가 밟은 채광창 부분이 부서지며 3m 아래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는 결국 숨지고 말았다.
지붕공사 중이던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열흘에 한 번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고용노동부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과 함께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발생한 지붕공사 추락 사망사고를 분석한 결과, 183건의 추락 사망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올해에도 지난 20일까지 지붕공사 중 추락 사망사고가 11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사망사고의 통계를 보면, 계절별로는 봄철(58건, 31.7%)이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어 가을(52건, 28.4%), 여름(42건, 23.0%), 겨울(31건, 16.9%) 순으로 지붕공사 추락사고가 일어났다. 노동부는 “지붕공사 특성상 비나 눈이 많이 내리는 여름철과 겨울철보다는 봄, 가을철에 작업이 많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고 원인으로는 지붕재 파손에 의한 추락이 90건으로 49.2%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지붕 끝부분으로 미끄러진 경우가 64건(35%)이었고, 이동 중 추락이 28건(15.3%)으로 뒤를 이었다.
지붕공사 추락 유형과 예방 안내 자료. 고용노동부
발생한 작업 현장은 공장 39.3%(72건)이 가장 많았고, 축사 20.2%(37건), 창고 7.7%(14건) 순으로 나타났다. 사고 발생 작업 유형은 지붕 개·보수(83건, 45.4%), 신축·증축(70건, 39.3%) 과정이 대부분이었다.
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지붕 공사 중 추락사가 봄철에 자주 발생하는 만큼, 내달까지 지붕공사 현장 사망사고 예방활동을 집중 전개할 예정이다. 우선 전국 지붕 시공업체 및 축사 현황을 파악하고 지붕공사 시공업체, 축사 소유주, 공장 등을 대상으로 지붕공사 중 추락 사고사례·예방자료 등을 안내하기로 했다. 또 긴급 점검을 통해 지붕공사 현장의 △지붕 단부 안전난간 설치 △채광창 구간 발판 및 안전덮개 설치 △안전대 착용 등을 집중 지도할 예정이다. 또 사망사고 예방을 위해 개발한 지붕 채광창 전용 안전덮개(알루미늄),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안전블록 보급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규석 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 국장은 “작업 시작 전에 안전난간과 안전덮개 등을 설치하고, 작업 시에는 반드시 안전대를 착용하는 등 추락사고 예방을 위한 기본적인 안전조치를 해달라”고 말했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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