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25일 대통령에게 추천할 <한국방송>(KBS)의 새로운 이사진 11명을 뽑았다.
방통위는 이날 오전 제36차 전체회의를 열고, 한국방송 이사 후보자 40명 가운데 11명을 이사로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이사로 추천받은 사람들은 △권순범 극동대 초빙교수(전 한국방송 정책기획본부장) △김종민 변호사 △김찬태 전 한국방송 피디 △남영진 지역신문발전위원회 부위원장 △류일형 현 한국방송 이사(연임) △윤석년 광주대 교수 △이상요 세명대 교수 △이석래 전 한국방송미디어텍 대표이사 △이은수 전 한국방송 협력제작국 프로듀서 △정재권 서울평생교육진흥원 서울시민대학 학장(전 한겨레21 편집장) △조숙현 변호사 등 11명(가나다순)이다. 이들은 방통위 비공개회의에서 상임위원들의 무기명 투표를 거쳐 선정했다. 방송법에 따라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호선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방통위 추천 명단이 공개된 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노조)는 “‘부적격 인사’들은 대부분 낙마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방통위가 지난달 이사 지원자들을 공개하자, 노조는 과거 문재인 대선 후보의 미디어특보단장 출신 인사, ‘5·18 폄훼 논란’ 당사자 등 8명을 ‘부적격 인사’로 분류했다. “공영방송 독립성의 훼손”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과거 한국방송 교양국 간부로 근무하면서 <아침마당> 프로그램에 정부 인사를 다수 출연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던 이은수 전 프로듀서 1명만 방통위 최종 추천 명단에 포함됐다. 이러한 비판과 관련해, 이은수 이사 후보자는 <한겨레>에 “나는 담당 피디나 책임 프로듀서가 아니어서 내가 출연자를 섭외하거나 (제작진에) 섭외를 지시하거나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조는 성명에서 “(‘부적격 인사’ 다수가 최종 추천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건) 방통위가 노조 등 현업 구성원들과 시민·사회단체의 거듭된 우려에 귀를 열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믿는다”며, “특히 방송정책기관으로서 최소한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스스로 지켰다고 평가될 것”이라고 평했다. 노조는 또한 새로 구성될 이사진을 향해 “‘차기 한국방송 사장 선출’이라는 막대한 임무가 주어질 것이다. 우리는 새로 임명될 이사들이 이 임무를 어떻게 이행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이번 한국방송 이사와 <문화방송>(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때 처음으로 추천인 명시와 면접심사를 도입했다. 방통위는 “임명된 이사들이 면접심사에서 답변한 주요 내용을 정리해서 다음 달 안으로 방통위 누리집에 게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효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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