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에스비에스본부 조합원들이 23일 서울 목동 로비에서 단협 복원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에스비에스 노조 제공
무단협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에스비에스>(SBS) 회사 쪽에 에스비에스 시청자위원회(이하 시청자위)가 경영진 임명동의제가 ‘사회적 약속’임을 강조하며 합리적 해결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전달했다. 방송법에 따라 설치돼 있는 법적기구인 시청자위의 입장 표명이라 눈길을 끈다.
23일 전국언론노조 에스비에스본부 등에 따르면, 시청자위는 전날 “무단협 상태와 노사간 갈등이 지속되는 것이 결국은 시청자 피해로 이어질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위원 전원의 이름으로 권고 사항을 회사 쪽에 전했다. 입장문은 우선 2017년 10월13일 에스비에스 노사 양측이 합의한 대표이사 사장 등 임명동의제는 노사간의 문제가 아니라 “보도,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내용과 편성에 있어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에스비에스가 시청자, 규제기관, 사회 전체를 상대로 한 약속”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시청자위는 특히 “편파방송과 불공정방송 시비의 방파제 역할을 하는 에스비에스 편성, 시사교양, 보도본부장 임명제 동의안은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 시청자위원 다수의 견해이며, 적어도 보도본부장 임명동의제는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 시청자위원 전원의 견해”라고 밝혔다.
회사 쪽은 노조가 대주주 고소·고발로 ‘10.13 합의’를 파기했다는 이유로 단체협약에서 임명동의제 조항 삭제를 요구하며 무단협을 통고했는데, 최근 들어선 본부장급을 임명동의제에서 제외하고 국장급에 실시하자는 뜻을 밝히고 있다. 시청자위 입장은 이런 회사 쪽 요구에 반대 뜻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형택 노조위원장은 “시청자위 위원들은 노사 추천으로 구성돼 있다. 특별한 요청이 없었음에도 이런 입장문을 내놓은 것을 회사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에스비에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접수한 데 이어 지난 22일부터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이날 서울 목동 에스비에스 사옥 로비에는 조합원들이 모여 단체협약 복원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김영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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