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협 사태가 두달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에스비에스>(SBS)에서 실시된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큰 표 차이로 가결됐다. 29일 오후 나올 예정인 자회사 에스비에스 A&T에 대한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쟁의조정 결과에 따라 실제 파업 등 단체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에스비에스본부는 29일 “전날까지 1주일간 진행된 투표에서 91.4% 투표율에 86.6%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 투표가 가결됐다”고 밝혔다. 사업장별로 보면, 에스비에스(재적 652명)가 투표율 89.3%에 찬성률 86.6%, 에스비에스 A&T(재적 372명)가 투표율 95.2%에 찬성률 86.7%로 나타났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에스비에스본부 조합원들이 지난 23일 서울 목동 로비에서 단협 복원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에스비에스 노조 제공
에스비에스는 사장 등 임원 임명동의제 등을 놓고 노사가 대립하면서 지난달 3일부터 언론계에서 보기 드문 ‘무단협’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회사 쪽을 비판하는 내부 직능단체 및 보도국 기수별 성명과 시민단체들의 성명에 이어, 최근 법적 기구인 에스비에스 시청자위원회도 경영진 임명동의제가 ‘사회적 약속’임을 강조하며 합리적 해결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전달한 바 있다. 하지만 회사 쪽은 본부장급 임명동의제 대신 국장급 임명동의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 쪽이 무단협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신청한 에스비에스에 대한 쟁의조정은 지난주 결렬됐다. 이날 오후 에스비에스 A&T의 조정도 결렬된다면, 노조 전체가 단체행동에 돌입할 수 있게 된다. 정형택 노조위원장은 “투표 결과는 공정방송을 위한 구성원들의 염원과 열망이 고스란히 나타난 것”이라며 쟁의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파업 시기와 방법을 논의해 곧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영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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