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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지상파·종편 영향력 제친 ‘통신·보도채널’…더 막강한 ‘포털’

등록 2022-01-26 04:59수정 2022-01-26 11:34

2019~2021 여론집중도 조사
통신·보도채널, 지난해 1위
상위 8개사가 전체 70% 점유
방송소유·포털 최적화 ‘관건’
“여론다양성 정책 고민 필요”
네이버 본사 사옥. <한겨레> 자료 사진
네이버 본사 사옥. <한겨레> 자료 사진

얼마 전 발표된 여론집중도 조사는 3년에 한번 나오는 결과임에도 언론의 주목을 별로 끌지 못했다. 예전과 달리 언론사별 영향력 순위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탓일지 모른다. 정부도 ‘조용히’ 넘어가길 바라는 듯 조사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하지 않았다. 하지만 126쪽 보고서를 들여다보면 곱씹어봐야 할 흐름들이 많다. 우선 2010년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하는 미디어법 통과로 종합편성채널(종편)과 보도전문채널이 탄생한 지 10년, 종편과 뉴스통신·보도전문채널(이하 통신·보도채널)이 지상파를 앞서는 체제가 굳어졌다.

신규매체가 늘며 전반적 여론집중도는 약화됐지만 상위권 언론사로의 여론영향력 집중현상은 유지되거나 오히려 심화됐다. 특히 포털에 최적화하는 것이 여론영향력을 높이는 관건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10년 사이, 지상파 영향력 앞지른 종편과 보도채널

제4기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1일 발표한 2019~2021년 여론집중도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0여년간의 변화는 확연하다. 뉴스생산자 기준으로 지상파의 ‘매체합산’ 여론영향력 점유율이 2013년 39.3%에서 2021년 24.1%로 떨어지는 사이, 종편군은 26.5%에서 28.1%로, 통신·보도채널군은 14.4%에서 28.6%로 올랐다. 매체합산은 각 언론사가 운영하는 종이신문·텔레비전방송·인터넷뉴스·라디오방송 등 4대 매체부문의 영향력 점유율을 아우른 개념이다.

와이티엔·연합뉴스·머니투데이 계열이 포함된 통신·보도채널군은 꾸준히 점유율을 올리다가 2020년 지상파, 2021년엔 종편마저 근소한 차이로 제치며 1위 매체군이 됐다. 위원회는 “영상기반 방송과 텍스트기반 인터넷뉴스가 양강매체가 되면서 양쪽에 기반을 둔 언론사들 영향력이 늘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통신·보도채널군의 약진엔 △코로나19 상황에서 24시간 정보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진 점과 △포털에 적합한 단신 위주의 뉴스 생산에 주력한 점이 주요 배경으로 분석됐다.

포털 최적화가 강력한 무기

방송과 인터넷뉴스 부문의 영향력 격차는 거의 줄어들었다. 매체부문별 영향력 가중값 추이를 보면, 2013년엔 방송이 48.1%, 인터넷뉴스가 30.7%였지만, 2021년엔 50.2%와 44.2%가 됐다. 이에 따라 인터넷뉴스의 주요 유통경로인 ‘포털’의 영향력은 절대적으로 커졌다. 뉴스이용창구 기준 여론영향력은 2020년 포털 등 디지털뉴스 중개군이 38.3%를 차지한 데 반해, 종편과 지상파는 각각 21.5%, 통신·보도채널 13.7%, 신문 0.9%, 라디오 0.3%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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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집중도조사 보고서 2021> 가운데.

특히 인터넷뉴스부문 상위 20개 매체사의 포털 의존도는 2021년 90.0%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20개사의 기사 체류시간 90%가 포털 안에서 발생한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포털에 최적화된 뉴스를 생산하여 유통시키는 것이 실질적으로 여론영향력을 증가시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평소 포털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해온 채영길 한국외대 교수는 통화에서 “포털 환경이 언론사로 하여금 차별적이고 깊이있는 보도보다 포퓰리즘적 기사 경쟁에 나서게 한다는 점에서 여론형성의 다양화·다원화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문부문 상위 3개사가 70% 가까이 점유

신생 매체수가 늘면서 전반적인 여론집중도는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소수 매체로의 집중도는 여전한 것 역시 우려되는 현상이다. 매체부문을 합산하면 상위 8개사가 전체 여론영향력의 70.9%를 점했고, 특히 신문부문은 상위 3개사가 69.1%를 차지하는 등 상위매체 영향력이 더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신문군 내에서도 종편을 보유한 매체사와 그렇지 못한 곳의 영향력 격차가 더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종편 보유 매체사들의 정치적 지향성이 비슷하다는 점도 여론다양성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위원장을 맡은 김영욱 카이스트대학원 초빙교수는 <한겨레>에 “여전히 여론형성 집중은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하고, 미디어정책 수립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대상”이라며 “지상파에 대해선 내적 다원성에 대한 요구나 규제가 높은데 종편과 보도채널에도 그런 접근이 필요할 때가 아닌지, 포털에서 다양한 뉴스가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조건은 어떻게 가능할지 고민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포털로 대표되는 디지털환경과 2010년 미디어법 개정이 어떻게 여론형성 지형을 바꿔놓고 있는지 흐름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잖다. 하지만 포털의 개인정보보호 강화로 2021년 포털 뉴스이용 데이터가 빠지는 등 여러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처음 도입된 소셜미디어 부문 영향력 조사는 유일하게 언론사별 순위가 공개된 부문인데, 각 사의 유튜브와 페이스북 계정 한달치를 크롤링하는 방식에 그쳤다. 위원회 쪽은 정확한 데이터 담보가 힘들고 영향력 순위가 언론사들의 ‘홍보수단’으로 변질될 우려도 제기돼 언론사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하는데, 애초 특정 언론사들의 여론영향력 독과점을 감시하는 의미에서 시작된 이 조사의 취지를 어떻게 살려나갈지도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보고서 전체는 문체부 누리집에서 볼 수 있다. 김영희 선임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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