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뉴스공장’에 법정제재인 ‘경고’

선거방송심의위 ‘특정후보 공개지지’ 이유 들어 의결
‘인터뷰에 AI 목소리 사용’ 관련은 또다시 의결 보류

<티비에스>(TBS)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 화면 갈무리.

<티비에스>(TBS) FM의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선거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에 해당하는 ‘경고’를 받았다. 특정 후보를 공개로 지지한 사람이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시사프로그램 진행을 맡아선 안 된다는 선거방송 심의규정에 어긋난다는 이유다.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위원장 권혁남)는 18일 오후 티비에스의 의견진술을 듣고 ‘경고’를 의결했다.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21조 3항은 특정 후보자나 정당에 대한 지지를 공표한 사람 또는 정당 당원을 선거 기간에 시사정보프로그램 진행자로 출연시켜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이재명은 혼자서 여기까지 온 사람이다. 이제 당신들이 좀 도와줘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티비에스 제작진을 통한 의견진술서에서 김씨는 자신이 이재명 후보 공식 지지선언 명단에 이름을 올리거나 공식 조직에 합류하지 않았으며 “개인 SNS(유튜브 방송)에서 후보의 삶에 대한 개인적 감상과 논평을 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위원들 사이에선 개인 유튜브 방송을 지상파 방송 차원으로 봐야 할지, 이 의사표명이 명확한 지지표명인지, 시사프로그램에서 표현의 자유를 어디까지 봐야할지 등을 두고 의견들이 엇갈렸다. 전체 9명 위원 가운데 8명이 참여한 이날 회의에서 ‘경고’ 의견을 낸 위원은 5명이고, 행정제재에 해당하는 ‘권고’ 의견을 낸 위원이 3명이었다.

이날 회의에 참여했던 위원 중 한명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애초 1주일 전 회의에서 5명이 법정제재 최고수위인 ‘프로그램 중지’ 또는 ‘제작진 징계’를 주장했던 데 비해선 다소 완화된 셈이지만, 이번 결정 의미에 대해 티비에스뿐 아니라 방송사를 포함한 언론사들이 무겁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법정제재는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평가에 반영되고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심사 자료로도 쓰인다. 과징금,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 관계자 징계, 경고, 주의 등이 해당한다. 

한편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1월14일, 2월3~4일 방송분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캠프 내 익명의 관계자 제보라며 에이아이(AI)음성을 내보낸 것 등과 관련해 지난주 티비에스 쪽 의견진술을 듣고 한차례 의결을 보류했던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이날도 의견이 엇갈려 결정을 재보류했다. 김어준씨는 당시 방송에서 “앞서 강진구 (열린공감TV) 기자 인터뷰에서 제보자 음성은 변조가 아니라 정확히 말하면 에이아이 음성이었다”고 말했지만 실체는 취재원 보호를 위한 ‘이중의 음성변조’에 해당해 문제가 없거나 제재 수위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들도 나왔다고 한다. 

김영희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