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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이대남’ 용어, 성별 · 세대 갈등 조장” 89%…부정 인식 높아

등록 2022-03-23 16:36수정 2022-03-24 02:32

언론재단, 대선 직후 온라인 1000명 조사서 동의 비율 높아
20대 남성 중 “나는 이대남” 응답은 23.2%…보수층이 많아

이번 대선에서 20대 여성과 남성의 표심이 갈린 배경에 ‘젠더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들이 잇따랐다. 그렇다면 젠더 문제의 상징처럼 쓰이게 된 ‘이대남’이란 용어와 그 현상을 국민들은 어떤 경로로,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는 23일 <미디어이슈> ‘이대남 현상에 대한 인식’을 통해 대선 직후인 3월10~14일 20~50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신뢰도 95%±3%)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에 반영된 조사 응답자의 남녀 비율은 50:50, 연령별로는 20·30·40·50대가 각각 25%였다.

‘이대남’이란 용어가 최근처럼 보편적으로 쓰이는 데는 언론 보도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용어를 알고 있다고 응답한 이들에게 ‘어떤 경로’를 통해 접했는지 물었을 때 티브이(TV) 뉴스, 신문 기사, 온라인 기사 등 언론 보도를 선택한 비율은 73.4%에 달했다. 반면 방송 시사·토론 프로그램(45.6%), 에스엔에스나 블로그 게시물(38.2%), 온라인 카페/커뮤니티 게시물(34.0%) 등은 언론 보도에 비해 상당히 낮았다. 이런 언론 보도에 대해 긍정평가 항목을 물었을 때 ‘보도 내용이 공정하다’는 데 동의한 비율은 18.3%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또 부정평가 항목 가운데 ‘용어를 오남용한다’나 ‘입맛대로 보도한다’는 대답의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언론 보도가 피상적이라고 보는 비율은 낮은 편이었다.

응답자들은 ‘이대남’ 현상의 실체와 관련된 질문 중에 ‘정치인, 인플루언서 등이 세간의 관심과 영향력 확대를 위해 활용하는 세대·성별 갈라치기 프레임이다’라는 데 83.2%가 동의했다. ‘일부에서 관찰되는 특성이 언론 보도 등에 의해 확대·재생산되고 부풀려진 현상이다’라는 데도 비슷한 정도(82.3%)의 응답자가 동의했다. 이에 비해 ‘실제 현실에 기반한 실체가 있는 사회현상이다’에 동의한 비율은 59.6%였다.

좀 더 정교한 분석과 실제 보도사례 등이 결합되어야 하겠지만, 적어도 국민들 가운데 상당수가 ‘프레임 또는 부풀리기’ 측면이 강한 이대남 현상을 언론이 확대·재생산하고 있다고 바라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대남’ 용어가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것에 대해 긍정(13.1%) 대신 부정 인식(71.1%)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15.8%는 ‘관심없다’는 반응이었다. 이런 응답에서 성별, 연령대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정치성향별 차이는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보수(65.0%)와 중도(67.7%) 집단 대비 진보 성향의 응답자들(82.2%)에게서 부정적 인식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편 20대 남성 집단을 ‘이대남’이라고 부르고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가져올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성별·세대 간 갈등과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한 비율은 88.9%에 달했다. ‘다양한 성향을 지닌 20대 남성들을 단순하게 한 집단으로 묶어서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85.8%)와 ‘이대남 용어, 나아가 20대 남성 집단 자체가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85.0%)는 항목에 대한 동의비율도 높았다.

그렇다면 당사자인 20대 남성들은 어떤 인식을 갖고 있을까? 스스로를 우리 사회에서 부르는 ‘이대남’이라 생각하는지에 대해 125명 대상자 중 ‘그렇다’는 대답은 23.2%, ‘아니다’가 36.8%, ‘모르겠다’가 40.0%였다. 이들의 정치 성향을 보면 ‘그렇다’는 대답은 보수(44.1%)에서 높았고 ‘아니다’라는 대답은 진보(50.0%)에서 높게 나타났다. 자신이 20대 남성이라는 이유로 ‘이대남’으로 불리는 데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한 20대 남성은 11.2%에 불과했으며 부정적이라는 대답은 68.%에 달했다. 이 또한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보수보다 진보 쪽에서 훨씬 높았다.

한편 이대남 현상이 20대를 위한 대선 정책 공약에 미친 영향에 대해 응답자들은 ‘공약의 실효성이 더 높아졌다’(32.6%)나 ‘공약이 더 다양해졌다’(45.5%)보다 ‘공약이 더 자극적이게 됐다’(65.8%)고 평가하는 이들이 많았다.

김영희 선임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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