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택 <티비에스>(TBS) 대표이사가 건강 문제를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표는 10일 오후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3주 전 경추척수증으로 마비 증상이 와서 수술을 했다. 수술 이후 장기간 치유가 필요하다 해서 내년 2월까지 임기를 마치기 전에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오는 17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대행도 뽑고 후속 절차도 필요할 것 같아서 15일께 사표를 제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의 표명이 티비에스에 대한 서울시 지원을 폐지하는 내용의 조례안이 국민의힘 주도로 서울시의회에 발의되면서 불거진 갈등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사의 표명 이유는 100% 건강 문제”라며 “성격상 제가 납득하지 못하는 어떤 종류의 부당한 외압들에 개의치 않는다. 그런 것들 때문에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앞서 티비에스는 지난 9일 시사 프로그램의 공정성을 높이고 현재 31% 수준인 재정 자립도를 40%까지 끌어올리는 내용의 지속발전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제가 (병가로) 없는 상황에서 티비에스 구성원들이 큰 틀에서 방향을 잘 잡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티비에스가 비정규직을 없애고 시민 참여와 지역적 가치를 확대하려고 노력해온 점을 평가하고 더 잘할 수 있도록 서울시를 비롯해 방송통신위원회, 언론계 등이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제 사퇴를 계기로 지역 공영방송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사의 표명에 따라 추후 누가 티비에스를 이끌 것인지에 눈길이 쏠린다. 티비에스 임원은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 가운데서 서울시장이 임명한다. 임원추천위원 7명에 대한 임명권은 서울시장(2명), 티비에스 이사회(2명), 서울시의회(3명)가 가지고 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