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제21회 송건호언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청암언론문화재단(이사장 김태진)은 13일 보도자료를 내어 “스트레이트는 사회의 비리와 부패를 고발하고 거짓을 파헤쳐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온 대표적인 탐사전문 보도 프로그램”이라며 “일회성 보도를 지양하고 포기 없는 추적을 내세우며 사회의 비리와 거짓을 파헤쳐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노력해왔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이어 “진실을 알리는 길은 ‘말다운 말의 회복’이라고 역설했던 송건호 선생의 뜻을 어어간다고 판단했다”며 “진실보도를 위한 스트레이트의 노력과 용기를 높이 평가하고 탐사보도의 정착과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수상자는 상금 1천만원과 상패, 부상을 받게 된다.
2018년 2월 첫발을 내디딘 스트레이트는 ‘끈질긴 추적 저널리즘’이라는 목표를 내세우며 190회 이상을 방송해왔다. “권력형 비리와 부패 사건은 규모가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커져” “일회성 보도로는 그 전모를 밝히기 어려워”졌다고 진단하고, “단일 사안에 대해 한 번 보도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연속극처럼 심층 취재·보도를 이어가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지향해왔다.
김태진 이사장과 김삼웅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공동대표, 방정배 성균관대 명예교수, 박용규 상지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는 “언론의 본질적 위기 앞에서” 스트레이트는 “추적·심층 보도로 정치권력, 사법, 자본, 언론, 검찰, 종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의 병폐와 부조리를 용기 있게 고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장기간 탐사보도를 육성해온 문화방송의 의지에 주목했다. 심사위원회는 “탐사보도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으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를 지원하기에는 현실의 벽이 높고 생존은 시급하다”며 “그러나 문화방송은 32년간 PD수첩이라는 공신력 있는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등 지원을 멈추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탐사보도를 이어가는 원동력은 공영방송 제도이고, 공영방송의 책무에 충실한 것이 미디어 공공성을 지키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문화봉송 ‘탐사기획 스트레이트’팀 단체사진. 청암언론문화재단 제공
스트레이트의 기획·총괄은 맡은 허유신 팀장은 수상 소감에서 “순간의 감격에 그치지 않고 언론에 대한 탄압과 통제에 굴복하지 않으셨던 송건호 선생의 정신을 앞으로도 깊이 새기고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년간 “프로그램의 외형은 꾸준히 바뀌었지만 ‘끈질긴 추적 저널리즘’을 지켜내기 위한 기자들의 마음가짐은 한결같다고 자부”하면서도, 그는 “신뢰의 위기를 넘어 민주주의의 본질적 가치인 언론 자유마저 크게 위협”은 시대를 우려했다. 허 팀장은 “성역 없는 비판의 날을 부단히 벼르는 ‘스트레이트’ 역시 고뇌가 깊어지고 있음을 숨기기 어렵다”며 “이는 권력의 서슬 앞에 위축된 ‘두려움’이 아니라 어두운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외로움’ 탓일 것이다. 그렇기에 오늘 큰 용기를 얻었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20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진행한다. 언론인의 정도를 지켰던 고 청암 송건호 선생의 뜻을 기려 선생 별세 1년 뒤인 2002년에 제정된 송건호언론상은 언론인과 매체, 지식인, 현대사학자를 대상으로 시상해왔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