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에스(OBS)경인에프엠이 오는 30일 오후 2시 공식 개국한다. 오비에스 제공
옛 <경기방송>의 자진폐업으로 주인을 잃은 에프엠 99.9㎒(메가헤르츠)의 새 주인, 오비에스(OBS)경인에프엠(오비에스 라디오)이 오는 30일 개국한다. 2020년 3월29일 경기방송 정파(전파 송출 중단) 이후 정확히 3년 만이다.
23일 유재명 오비에스 라디오본부장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30일 개국을 앞두고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송·중계소에 대한 허가를 이미 받았고, 이번 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로부터 방송 권역에 대한 허가만 받으면 모든 준비는 끝난다”며 “‘따뜻한 나눔 99.9’라는 슬로건에 맞게 많은 시민의 참여를 바탕으로 경기·인천 지역 공동체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라디오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방송 권역으로 하는 오비에스 라디오는 국내 최초로 단일주파수방송망(SFN) 시스템을 도입한다. 아날로그 기반의 국내 에프엠 라디오 방송은 초단파 주파수를 쓰는데, 이 주파수는 지형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특징이 있다. 같은 라디오 방송이라도 청취자의 위치에 따라 주파수를 바꿔야 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했던 것도 각 지역별 송신소마다 서로 다른 주파수를 내보냈기 때문이다. 반면 오비에스 라디오는 경기·인천의 모든 방송 권역에서 99.9㎒ 하나의 주파수를 사용한다. 유 본부장은 “단일주파수방송망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음질 향상은 물론 청취자의 불편함 해소를 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상파 라디오 최초로 시도하는 ‘기후 캐스터’ 공모와 기후 전문 프로그램 <오늘의 기후> 편성도 오비에스 라디오가 개국을 앞두고 준비한 ‘비장의 카드’ 중 하나다.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기후 캐스터 공모는 공개 오디션 형식으로 진행되며, 청취자 문자투표와 기후환경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최종 우승자가 되면 평일 오전 11시에 편성된 한 시간짜리 오늘의 기후 프로그램 진행을 맡게 된다.
매일 오전 6시 오비에스의 하루를 여는 <전국 라디오자랑>은 ‘공동체 회복’이라는 목표 아래 전국 24곳의 소출력 공동체 라디오를 위한 공간으로 마련했다. 각 공동체 라디오가 만든 대표 콘텐츠를 송출함으로써 지역 간 소통을 꾀한다. ‘수원에프엠’과 ‘분당에프엠’ 등 경기·인천 지역에서 활동하는 7개의 소출력 공동체 라디오도 이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한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해 5월 옛 경기방송의 폐업으로 자리가 빈 99.9㎒의 신규 사업자로 오비에스경인에프엠을 선정한 바 있다. 당시 사업자 공모에 참여한 오비에스 경인티브이(TV)는 100억원 규모의 투자자본금 조달과 옛 경기방송 직원 고용승계 등을 약속하고 방송사업 허가를 받았다. 오비에스는 지난해 9월1일 대상자 14명에 대한 고용승계를 모두 끝냈고, 그 중 8명이 라디오 부문에 합류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