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대한 신뢰도 하락과 이에 따른 뉴스 무관심층의 증가 등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언론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대학을 중심으로 한 체계적인 언론인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는 학계 제안이 나왔다. 전문직주의에 기반한 양질의 언론은 그 가치를 헤아릴 수 없는 사회적 가치재인 만큼, 언론의 문제를 언론에만 맡길 게 아니라 사회가 언론을 지켜야 할 때라는 주장도 이어졌다.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10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언론 위기 극복과 지속가능한 저널리즘 생태계 구축을 위한 과제’ 세미나에서 “언론 위기를 극복하려면 언론 스스로 규범성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지만, (이런) 노력은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될 수 없다”며 “규범적 언론의 재정립을 위해선 사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이날 ‘언론 위기의 답을 찾아서: 왜 저널리즘 스쿨인가’ 주제의 발제에서 언론의 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적 과제로 ‘온라인 뉴스 플랫폼에 대한 규범적 거버넌스 정립’과 ‘공영방송 지배체제 정립’, ‘유사언론의 탈법적 행태 규율’ 등과 함께 가장 핵심적 과제로 ‘언론의 디지털 전환 지원’을 꼽았다. 다만 기존의 언론사 인력 충원 방식과 도제식 교육은 이미 수명을 다한 만큼, 대학에 ‘뉴스 혁신 R&D(연구개발) 센터’를 마련해 뉴스 혁신을 연구하고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언론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과제는) 제도화된 교육·연구기관에서 이 역할을 담당하는 것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며 “미래의 언론 인력을 위해 저널리즘에 대한 소명의식을 다시 일깨워주고 외교나 안보, 팬데믹 등 전문영역에 대한 영역지식과 함께 디지털 능력 교육을 실시한다면 언론이 다시 우뚝 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미 추진 중인 ‘서울대(SNU) 저널리즘 스쿨’ 설립 계획안을 소개하며 “연구 차원에서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가짜뉴스 식별 알고리즘 개발, AI 저널리즘, 데이터 시각화 기술 개발, 뉴스 콘텐츠 유료화 실험 등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저널리즘 산학연 협력의 거점이 될 저널리즘 씽크탱크도 설립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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