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한국방송(KBS) 사장 후보자가 제한속도 및 버스전용차로 위반 등으로 과태료를 부과받고도 이를 제때 내지 않아 1989년 이후 현재까지 모두 52차례에 걸쳐 차량 압류 통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박 후보자는 차량만이 아니라 본인 소유 아파트에 대한 세금 체납 이력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동차등록원부를 보면, 박 후보자는 1989년 4월부터 최근까지 르망과 엘란트라, 쏘나타, 모닝, 제네시스 G80 등 5대의 차량을 운행하며 52차례 압류 통보를 받았다. 시기별로는 1989년 4월부터 1996년 11월까지 운행한 르망에는 2건, 1994년 8월부터 2006년 9월까지 몰았던 엘란트라에는 15건, 2007년 7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운행한 쏘나타에는 23건, 2012년 6월부터 현재까지 운행 중인 모닝(박 후보자 부부 공동 소유)에는 12건의 압류 이력이 확인됐다. 운행한 지 약 2년이 된 G80에는 아직까지 압류 이력이 없다.
압류 통보 사유는 제한속도 위반, 버스전용차로 위반, 차량 2부제 위반, 책임보험 위반, 주정차 위반, 자동차검사 위반, 고속도로 통행료 미납, 지방세 체납 등으로 다양했다. 압류 사유 중에서는 지방세 체납이 20회로 가장 많았고, 과태료 체납이 13건으로 뒤를 이었다.
박 후보자는 차량 이외에도 세금 체납으로 자신의 이름으로 된 아파트가 압류 설정된 사실도 있다. 박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본인 소유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소재 아파트의 등기부등본을 보면, 이 아파트는 2005년 11월 영등포구청으로부터 압류 설정된 뒤 9개월 뒤인 이듬해 8월 해제됐다. 박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해외 체류에 따른 주소지 이전 과정에서 단기간 지방세 미납 상태가 발생했으나 연수를 마치고 귀국하여 곧바로 납부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자의 과태료 체납 이력 등과 관련해 이인영 의원은 “현행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서는 과태료 미납에 대해 가산금 부과는 물론 재산압류와 감치까지 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등 상습 체납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박 후보자는 총 52건의 과태료를 납부하지 않아 차량 압류 통보를 받은 사실이 있는데, 이런 박 후보자가 준법의식과 도덕성을 갖춰야 할 공영방송 사장 후보자로서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최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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