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대상 수상작인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러시아: 푸틴의 국내 전쟁’의 한 장면.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누리집 갈무리
올해로 3회를 맞는 ‘2023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시상식이 8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이 상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군부 독재 정권의 시민 학살 참상을 세계에 알린 독일인 영상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이름을 딴 한국의 국제보도상으로 2021년부터 시상해 왔다.
이번 주요 수상부문(경쟁 3, 비경쟁 1)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실태를
다각도로 조망한 작품들이 차지했다. 대상인 ‘기로에 선 세계상’에는 1시간 분량의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러시아: 푸틴의 국내 전쟁’이 선정됐다. 게스빈 모하마드, 알렉산드라 오디노바, 바실리 콜로틸로프가 뭉친 취재팀은 자국 내 반전과 비판의 목소리를 형법으로 탄압하는 러시아 내 민주주의의 위기를 현장 취재와 인터뷰로 담아냈다.
심사위원단은 이 보도가 “그간 외신기자 취재금지와 철수로 보도되지 못했던 러시아 내부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하는 저항 등을 생생하게 기록해 고발했다”라고 평했다. 아울러 “(취재에 응한) 취재원들과 똑같이 체포되고 처벌당할 위험 상황 속에서도 민주·인권·평화·언론자유를 위해 보도한 기자정신은 5월 광주에서 힌츠페터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 부문’에는 전장의 한복판인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에서 피난하지 않고 생활을 이어가는 시민들의 삶을 찍은 ‘바흐무트’가, ‘특집 부문’에는 용병집단 바그너그룹을 통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장악·수탈하는 러시아의 제국주의적 행태를 파헤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내 러시아의 소프트파워’가 뽑혔다. 공로상인 ‘오월광주상’은 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를 취재한 구 소련 기자들에게 돌아갔다.
경쟁 부문을 석권한 세 수상작품의 영상기자들은 앞서 7일 문화방송(MBC) 사옥 골든마우스홀에서 ‘전쟁과 인간’이라는 주제로 열린 특별세미나에 참석해 취재 후일담을 증언했다. 이들 작품은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누리집에서 한국어 자막과 함께 시청할 수 있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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