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민 민언련 공동대표 사퇴
김동민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공동대표가 최근 ‘국정브리핑’에 기고한 글 ‘진보매체들의 균형 잃은 평택 편파 보도’가 물의를 빚자, 19일 사퇴했다.
이에 앞서 김 대표는 12일 국정브리핑 기고문에서 “<한겨레>를 비롯한 진보매체들이 경찰의 과잉 진압은 비판하면서 시위의 과격성은 지적하지 않고, ‘5월 광주’ ‘군사작전’ 등의 표현을 써가며 상황을 과장·왜곡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국정브리핑은 국정홍보처가 운영하는 정부 정책 홍보 사이트다.
한국인터넷기자협회는 이 글에 대해 논평을 내어 유감을 표명했고, 민언련 게시판에도 항의 글이 이어졌다. 김 대표가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렸으나 사퇴 요구가 끊이지 않았고, 결국 이날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김 대표는 그동안 보수언론에 대해 특정 부문만 부각시키는 왜곡 보도가 심하다고 지적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 문제가 된 그의 글 역시 균형을 상실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과격한 시위는 강하게 비판하면서, 미군 기지 규모와 이전 비용 등의 문제에서 사회적 합의를 충분히 모으지 않은 채 기지 이전을 강행한 정부에 대한 비판은 무뎠기 때문이다.
민언련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김 대표의 기고문 내용뿐 아니라 권력을 감시해야 할 언론단체 대표가 정부 정책 홍보 사이트에 고정 필진으로 참여한 것에 대한 비판도 많다.
김 대표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민언련에서 조·중·동 비판은 많이 하고 있어, 진보매체의 문제도 살펴보기 위해 글을 썼다”며 “하지만 형식과 내용이 적절하지 않아 사퇴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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